이명희·조원태 공동 사과…"가족 화합으로 유훈 지킬 것"
이명희·조원태 공동 사과…"가족 화합으로 유훈 지킬 것"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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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께 심려 끼쳐 깊이 사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가족 간 갈등과 관련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총수 일가의 불화는 서로에게 부담이라는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고문과 조 회장은 30일 공동명의의 사고문을 내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했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어머니 이 고문의 자책을 찾아 이 고문과 언쟁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룹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남매간 갈등이 총주 일가 전체로 번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회장의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경영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이 같은 ‘반기’를 이 고문이 묵인해 준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 고문에게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고문은 “가족들과 잘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목소리를 높이며 이 고문과 말다툼을 이어갔고, 조 회장이 화를 내며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거실에 있던 화병 등이 깨지고, 이 고문 등이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내년 3월 열리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조 회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되기 위해 가족 등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각각 6.52%, 6.49%로, 서로의 지분차이는 0.03%포인트(p)에 불과하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분은 6.47%,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5.31%를 보유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