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기업 55곳…3년만에 ‘최다’
올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기업 55곳…3년만에 ‘최다’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12.23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내수경기가 부진함과 동시에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수출도 감소하면서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55곳(중복포함, 유효등급 기준)인 데 반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35곳에 불과했다.

등급 하향 기업 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5년 160곳에 달했다가 2017년 45곳, 2018년 37곳으로 줄었으나 올해 55곳으로 다시 증가하면서 2016년(91곳)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등급상하향 배율도 지난해 1배를 넘겼으나 올해는 등급 상승기업이 줄고 하락기업은 늘면서 0.64배로 떨어졌다. 등급상하향 배율은 등급이 오른 기업 수를 내린 기업 수로 나눈 것으로 배율이 1을 넘으면 등급이 상승한 기업이 하락한 기업보다 많다는 것이고 1 미만이면 그 반대다.

배율은 2015년 0.16배로 저점을 찍고 2016년 0.51배, 2017년 0.53배, 2018년 1.19배 등으로 점차 높아지다가 올해 다시 낮아졌다.

신용평가회사별로 보면 나이스신평은 올해 13곳을 상향하고 19곳을 하향해 지난해(17곳 상향·13곳 하향)보다 상향 기업은 줄고 하향 기업은 늘었다.

한기평도 지난해 15곳의 등급을 높이고 17곳의 등급을 낮췄던 데 반해 올해는 10개 회사의 등급을 높이고 22곳의 등급을 낮췄다.

한신평은 올해 12곳을 상향하고 14곳을 하향해 지난해(12곳 상향·7곳 하향)과 상향 기업 수는 같았으나 하향 기업 수가 2배로 늘었다.

신용평가 3사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 무보증 사채 또는 기업 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최상위 등급인 ‘AAA’로 평가받다가 ‘AA+’로, 기아차는 ‘AA+’에서 ‘AA’로 낮아졌다.

두산중공업과 LG디스플레이도 신용평가 3개사가 모두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다.

나이스신평의 분석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자동차 부품이나 디스플레이, 유통, 음식료. 생명보험 등에서 등급이 하향 조정된 업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신평사의 평가 기업 중 부도가 발생한 사례가 없었으나 올해는 부도 기업이 속출했다.

나이스신평이 신용등급을 평가한 업체 중 올해 3분기까지 총 5곳이 부도가 발생해 2015년(5곳) 이후 가장 많았다. 한기평이 등급을 평가한 기업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3곳에서 부도가 발생했으며 한신평의 평가대상 업체 중에선 2곳에서 부도가 났다.

이 같은 등급 하향 우세 기조는 올해 미·중 무역분쟁의 타격과 경기 부진에 따른 저성장 등 국내기업을 둘러싼 어려운 환경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