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기부민심 '싸늘'…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올해도 기부민심 '싸늘'…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2.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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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하락·경기침체 등 영향… "투명성 강화해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불우한 이웃을 도우려는 기부민심이 싸늘한 모습이다.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성탄절과 연말을 앞둔 시점까지도 더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희망 나눔 캠페인'은 내년 1월 31일까지 4257억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캠페인 시작한 지 한 달째인 지난 19일 기준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34.1도에 그쳤다.

2015년까지는 보통 30일 즈음한 시점에 온도탑 수은주가 40도를 한참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부 정서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또 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낸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역시 2016년을 기점으로 신입회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2017년부터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더니, 올해는 이달 19일까지 가입자가 196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부 민심이 싸늘한 것은 기부 문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기부가 줄어든 것은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난 2016년이다. 이후 2017년 불우아동 기부금 128억원을 유용한 '새희망씨앗' 사건, 희소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원을 가로챈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등의 여파로 국민들의 기부 민심은 얼어 붙었다.

여기에 경제까지 어려우면서 더욱 기부 문화는 축소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9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1.9%)가 가장 많았다.

'기부 단체 등을 신뢰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6.0%포인트나 증가한 14.9%로 조사됐다.

비영리단체(NPO) 관계자들은 우선 기부금 운용에 대한 기부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개인 기부가 계속 줄어 최근에는 그나마 기업 기부금에 기대고 있다"며 "NPO들이 투명성을 강화하고 기부자와 적극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