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레드오션 도시락 시장서 '혼밥족' 타깃 공략
편의점업계, 레드오션 도시락 시장서 '혼밥족' 타깃 공략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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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관련시장 5000억원 육박…2014년比 5배 '급성장'
맞춤형 메뉴·예약주문·밥맛품질 제고 등 마케팅 치열
11월까지 '빅4' 브랜드 고른 신장…GS25 '261%' 최고
어느 소비자가 GS25 매장에서 오늘 도시락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GS25)
어느 소비자가 GS25 매장에서 오늘 도시락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GS25)

편의점들이 성장하는 도시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혼밥족(혼자서 밥을 먹는 소비자)을 겨냥한 상품군을 다양화 하고, 밥맛 품질 제고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들은 이를 통해 고른 매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도시락 시장규모는 5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5년 전인 2014년 1000억원에 수준에 불과했던 시장규모가 5년 만에 5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관련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은 1인가구 증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혼밥족이 확산된 영향이 크다.

이와 관련해 올해 혼자서 월평균 4.2회 외식을 통해 5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만 해도 월평균 외식은 1인당 3.4회며, 평균 지출은 3만9000원이다. 

이들 중 약 둘에 한 명은 1주일에 1.6회 편의점을 방문해 회당 5850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편의점 주요 브랜드들은 이러한 추세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으로 혼밥족 잡기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관련 매출도 고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편의점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로, 올 11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261%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GS25는 혼밥족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상품을 기획해 매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구매 빅데이터와 식단 개발 노하우를 접목해 요일별로 맞춤 메뉴를 제안하고, 소비자 상황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내용물을 변경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한 ‘오늘도시락’이 대표적이다.

GS25는 또 3000원부터 4900원까지 소비자 부담을 크게 주지 않는 가격대 위주로 도시락 상품군을 다변화했고, 11종 반찬 수의 풍성함을 강조한 박찬호 도시락과 같은 화제성 높은 제품과 식사와 안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안주형 도시락도 내놨다.

아울러 지난 2016년 3월부터 업계 처음으로 ‘나만의 냉장고’ 앱을 통해 ‘도시락 예약주문 서비스’를 개시하고, 원하는 상품과 수령 매장, 시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것도 매출 증대의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GS25 관계자는 “도시락은 5대 프레시푸드(FF, 도시락·주먹밥·샌드위치·김밥·햄버거)에서 매출 비중이 34%로 가장 크다”며 “한식을 넘어 양식·중식·일식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상품과 프리미엄 도시락을 꾸준히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U의 사전예약구매 서비스를 통해 구입한 치즈만수르돈까스 도시락. (사진=CU)
CU의 사전예약구매 서비스를 통해 구입한 치즈만수르돈까스 도시락. (사진=CU)

BGF리테일의 CU(씨유)는 간판인 ‘백종원 도시락’과 ‘치즈만수르돈까스’ 등 이색 제품을 앞세워 전년 대비 11.6%의 신장세를 보였다. 백종원 도시락의 경우 2015년 12월 첫 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2억개(주먹밥·김밥 등 포함)를 판매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치즈만수르돈까스는 지난 7월 처음 선보였는데, 제품 이름에 걸맞게 두툼한 크기의 수제돈까스와 많은 양의 치즈를 담아 소비자에게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추구) 도시락’으로 입소문 나며 사흘 만에 매출과 판매량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CU는 도시락을 포함해 쌀이 들어가는 모든 제품에 2019년산 햅쌀인 고급품종의 ‘신동진미(米)’를 사용한다는 ‘햅쌀마크’를 부착하고, 협력업체를 통해 전문 밥 소믈리에를 두면서 도시락의 기본인 밥맛 품질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CU는 “집밥 같은 도시락이라는 콘셉트로 제품 품질개선에 초점을 두고 마케팅하고 있다”며 “11월부터는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한 도시락 예약구매서비스를 도입해, 테스트 기간 대비 매출이 2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이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한 '오므라이언 함박도시락(좌)'과 이마트24 '햅쌀정찬도시락(우)' (사진=각각 세븐일레븐,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이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한 '오므라이언 함박도시락(좌)'과 이마트24 '햅쌀정찬도시락(우)' (사진=각각 세븐일레븐, 이마트24)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35.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캐릭터상품과 ‘키덜트(Kidult, 아이와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 문화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s)에 맞춰 인기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 상품을 내놓아 호응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 또, 1인가구 중심으로 소용량 간편식에 대한 수요에 맞춘 ‘미니도시락’과 아침식사·다이어트·해장용으로 좋은 ‘죽도시락’ 등 제품 다변화를 꾸준히 꾀했다.

아울러 혼밥족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고, 북카페·안마기 등을 갖춘 ‘도시락 카페’를 전국 150여개 매장으로 확대해 소비자 편의를 높인 것은 물론 가맹점 매출 증대에도 기여했다.

이마트24도 도시락 매출이 전년보다 76.1% 늘었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고려해 지난 1월 경상북도 김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FF 전용공장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 생산한 덕분이다.

이마트24는 최첨단 자동화 설비가 갖춰진 해당 공장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많이 찾는 가격대인 4000~5000원대에 맞춰 계절 트렌드에 맞는 꼬막비빔밥과 봄나물비빔밥, 민물장어덮밥 등 한정판을 다양화해 신제품 출시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