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항공업계…감원 우려 목소리 커져
허리띠 졸라매는 항공업계…감원 우려 목소리 커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17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항공사, 희망퇴직·무급휴직제도 실시
LCC도 원가절감 위한 ‘군살 빼기’ 나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내외 악재로 불황을 겪는 항공업계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감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월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는 최근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올해 11월부터 희망자에 한해 최대 6개월 단기 무급휴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임원 수 감축, 희망퇴직 외에도 추가적인 비용 절감 대책이 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왕산레저개발과 싸이버스카이, 제동레저 등 수익이 저조한 그룹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본사 영업 등 일반직 직원에게 최소 15일에서 최대 2년의 무급휴직을 필수적으로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일반직 직원은 2400명에 달한다.

올 5월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희망퇴직자에게 월 기본급과 교통보조비를 포함한 퇴직위로금 24개월분과 최대 2년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고, 희망퇴직자 중 원하는 사람에게는 외부 전문기관의 전직·창업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대형항공사(FSC)들이 감원에 나서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도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원가절감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전사적으로 ‘리프레시 장기 휴가’를 시행하면서 불필요한 야근을 자제하고, 정시에 퇴근하도록 하며, 연차 사용도 독려하는 ‘워크 스마트’를 진행하고 있다.

항공장비·품목의 경량화, 비행계획을 통한 항로단축 등 연료 절감을 위한 경제적 운항절차를 수립해 적용하고 있다. 공항시설 사용료 절감을 위한 셀프 체크인도 확대하고 있다.

진에어는 연료 탱커링(Fuel Tankering)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료 탱커링은 운항하는 두 공항의 연료 가격 차이가 현저하게 클 경우 유가가 낮은 공항에서 연료량을 필요 이상으로 탑재해 연료 가격이 높은 공항에서 급유하는 양을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모두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중장기적으로 항공업계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는 단거리 노선 공급 과잉, 신규 LCC 취항, 외항사의 국내시장 진출 확대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감원 등 추가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