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는 신세계그룹…도마에 오른 정용진 책임경영
동력 잃는 신세계그룹…도마에 오른 정용진 책임경영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2.1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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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K마켓·온라인 물류센터 지지부진…전문점 잇단 폐점
2013년 3월 이후 7년째 미등기임원…오너家 권한은 여전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진행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DB)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진행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DB)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사업들이 힘을 잃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로서란트(식료품을 의미하는 grocery와 레스토랑의 합성어)와 물류센터, 전문점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PK마켓’의 미국진출은 지지부진하고, 아마존을 뛰어넘을 것으로 자신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지역민심에 발목을 붙잡혔다. 또 잡화 할인매장 ‘삐에로쑈핑’, 프리미엄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 등은 수익성에 발목이 잡혀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체험형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도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오너가(家)로서 각종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미등기 임원이라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진두지휘한 사업들은 현재 정체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미국 그로서란트 1호점을 내년(2019년) 무조건 오픈하고, 하남 미사지구에 지역 랜드마크가 될 온라인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 PK마켓 1호점은 깜깜무소식이다. 게다가 물류센터는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주민의 반발로 무산됐다. 서울과 경기 구리시 갈매택지지구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물류센터는 앞으로 신세계그룹 온라인사업의 핵심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외국계 사모펀드사로부터 1조원을 투자 받으면서 건립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였으나, 여전히 지역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삐에로쑈핑, 부츠 등 정용진표 전문점이 수익성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DB)
삐에로쑈핑, 부츠 등 정용진표 전문점이 수익성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DB)

삐에로쑈핑과 부츠, 일렉트로마트 등 ‘정용진표 전문점’들도 잇단 부진을 겪고 있다.

이마트 전문점 부문은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올해 1~3분기 누적 6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3분기 누적 적자(485억원)보다 139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마트는 결국 비효율 점포들을 정리하는 구조개편에 나섰다.

이마트는 앞서 올해 7월에 삐에로쑈핑 서울 논현점과 경기 의왕점이 문을 닫았고, 현재 서울 명동점 폐점도 검토 중이다. 삐에로쑈핑 명동점은 부츠를 대신해 지난해 10월 오픈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간 5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츠도 2017년 론칭해 공격적인 출점으로 지난해 말 34개까지 매장이 늘었으나, 11월 말엔 15개로 절반 이상 폐점됐다.

이마트가 지난 2016년 오픈한 첫 번째 로드숍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12월18일로 문을 닫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1호 PK마켓은 빠르면 내년에 오픈하고, 물류센터는 이달 말 네오(NE.O) 3호 오픈을 앞두고 적합한 후보지역을 물색 중”이라며 “삐에로쑈핑 명동점은 매출이 나쁜 게 아니라 높은 임대료 등 때문에 수익성 문제가 발생해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외에 전문점들은 수익성 개선과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구조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렉트로마트는 주로 숍인숍 형태로 운영돼 왔으며, 첫 로드숍인 판교점이 이달 18일 폐점한다.(사진=신아일보DB)
일렉트로마트는 주로 숍인숍 형태로 운영돼 왔으며, 첫 로드숍인 판교점이 이달 18일 폐점한다.(사진=신아일보DB)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 부회장의 ‘책임경영 회피’ 가능성도 제기한다.

등기이사는 이사회에서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권한과 함께 상법상 규정된 이사로서 경영손실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등을 져야 한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주주총회에서 신세계(2010년 등기), 이마트(2011년 분사 당시 등기)의 등기이사에서 사퇴한 후 7년째 미등기 상태로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김은정 참여연대 간사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사로 등기하지 않는 건 법적 책임을 회피할 소지가 분명히 있다”며 “오너가가 등기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도 회사에 손실을 끼쳤거나 사익을 편취했을 때 그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이 행사하는 권한에 대해선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이사로 등기돼 있고 경영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통해 자격을 지속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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