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발사에도 '작은 미사일'로 넘기던 美 태도 변화 조짐
北 '대단히 중대한 시험'에 안보리 소집으로 응수한 트럼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북미 간 '말싸움'이 '행동' 차원으로 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고 전했다.
안보리는 이날 공개적으로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개회의는 미국의 요청으로 열린다.
미국은 세계 인권선언의 날인 10일 북한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대신 11일 북한의 위협 고조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국무부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도발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 이번 주 15개 이사국이 논의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안보리 회의 소집은 미국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문제 삼지 않았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평가절하했다.
지난 7월 이후 북한이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연이어 미사일 시험을 실시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미사일이다. 많이들 발사하는 것", "문제 없다", "김정은은 미사일 실험 좋아한다" 등의 평가를 내렸다.
이와 비교했을 때 이번 안보리 소집은 분명한 온도차가 감지되는 것으로, 북한이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이 주요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응수하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그는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할 때 나오던 언어들을 사용했다.
다만 북한이 실제 어떤 시험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미국이 단순히 이 사안만이 아닌 북한에 대해 전반적인 압박을 구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우리 정부도 이해 당사국으로 안보리 공개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은 과거에도 일본 등과 함께 북한 문제를 다루는 안보리 회의에 이해 당사국으로 참석해왔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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