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석중 피에이씨건축 소장 "공유하고 소통하는 단지, 어떠세요?"
[인터뷰] 이석중 피에이씨건축 소장 "공유하고 소통하는 단지, 어떠세요?"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2.1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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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 '국토부 장관상'
"임대주택 인식 개선에 도움 되고 싶어"
10일 서울시 중구 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 시상식 및 전시회에 참석한 이석중 피에이씨건축 소장이 당선작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10일 서울시 중구 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 시상식 및 전시회에 참석한 이석중 피에이씨건축 소장이 당선작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정부가 공공주택의 질을 높이고, 국민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이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 행사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 주최하는 등 1회 때보다 한 층 커진 위상을 자랑했다. 당선작들은 집의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혁신적 디자인과 설계를 통해 공공주택의 미래를 제시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작을 배출한 주인공들을 만나 설계 과정에 얽힌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피에이씨건축사사무소는 제1회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당선작을 배출했다. 올해는 이석중 소장이 진두지휘한 '양산사송 A4블록' 설계가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 대국민 투표를 거쳐 '국토부 장관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소장은 공유와 소통이 가능한 단지를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런 목표가 현실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Q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 국토부 장관상에 선정됐다. 대국민 투표를 통해 1위 상을 받게 된 소감은?

피에이씨가 지난 2012년 고덕강일 때부터 계획안을 계속 보면 기념비적인 주제에 맞게 지속해서 당선되고 있다. 작년 공공주택 설계공모에서도 당선이 됐었다. 2년 연속 당선된 것에 대해서 기쁘고, 이런 설계들이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공유와 소통'이라는 단지 설계 목표를 제대로 실현해 그런 개념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Q '커뮤니티 갤러리 마을'이라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간적 특성을 부각한 것이 인상적이다. 단지 콘셉트 발굴 배경은?

이번 공모 당선작인 양산사송 A4블록은 대지 자체 경사가 55m 정도 된다. 남고북저형 경사지다 보니 아래쪽 진입하는 부분에서 45m 정도 차이가 난다. 입구부터 입주민들이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주거공간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비를 맞지 않고 실내를 통해서 지루하지 않게 경사를 올라갈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또 올라가고 내려오는 길목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소통 공간이 되도록 단지 전체를 연결하고자 했다. 이런 부분을 통해서 지역주민을 만나고 입주민을 만날 수 있는 공간들, 집까지 연결되는 시작점을 만들기 위해 콘셉트를 짰다.

양산사송 A4블록 투시도. (자료=피에이씨건축)
양산사송 A4블록 투시도. (자료=피에이씨건축)

Q 스파인 갤러리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공공주택 안에 어떤 식으로 조성되는 것인가?

리니어(linear) 스파인이라는 게 길게 늘어진 선형 커뮤니티 갤러리다. 집으로 가기 위한 마당과 광장으로 보면 되고, 대지를 5m 간격으로 관통하는 4개 마을을 형성했다. 단을 거쳐 올라가는 부분은 어반테라스라고 명명하고, 저층 주거로 둘러싼 형태로 구성된다. 여기에 마을마다 타워형 주동이 올라가는 구조로 설계한다. 층층이 있는 것들은 평면적으로, 리니어 한 판상형 주동은 수직적인 공간으로 풀어냈다. 각 마을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Q 소통과 공유 공간으로 '마을'을 제시했다. 마을은 어떻게 구성되나?

마을은 어반테라스와 리니어 스파인, 엑스 스케이프라는 세 가지 부분을 중점적으로 구성했다. 마당과 골목길, 지붕, 마을과 마을을 잇는 광장 등 그런 공간들이 연결되도록 설계했고, 나중에 외부 공간으로 쓸 수 있는 여건들을 만들어 놨다.

어반테라스는 경사진 대지를 분절해 토지 이용 합리성을 높이고, 마을 영역성을 만들며 저층부 구성의 바탕이 되는 특징이 있다. 또, 리니어 스파인은 분절된 영역을 통합하며 대지를 관통하는 동선의 중추이자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꾸몄다. 엑스 스케이프는 도시와 자연, 광장과 마당을 잇고 지붕과 골목을 입체적으로 조직한 마을의 새로운 경관을 담아낸다는 뜻이다.

(뒷줄 오른쪽 세 번째부터)손광민 대표와 최대성 사장, 이석중 소장 등 피에이씨건축 관계자들. (사진=이소현 기자)
(뒷줄 오른쪽 세 번째부터)손광민 대표와 최대성 사장, 이석중 소장 등 피에이씨건축 관계자들. (사진=이소현 기자)

Q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환경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지?

마을마다 데크에 주차가 가능하고, 마을 좌측 아랫부분에 보면 리니어 한 판상의 코어가 있다. 층별, 레벨별 마을로 다이렉트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 라인별로 형성돼 있다.

리니어 한 게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공간들을 통해 마을로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이를 통해 교통약자들이 보행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Q 설계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경사지라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렇다 보니 주거 약자를 위해 실제로 단지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풀어내야 할 부분도 있다. 또 데크형이다 보니 커뮤니티 등 부대시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활성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 설계로 계획을 했더라도 프로그램을 지자체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임대형으로 수익을 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실제적인 부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