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vs CJ 뜨거운 ‘죽 전쟁’…시장 급성장
동원 vs CJ 뜨거운 ‘죽 전쟁’…시장 급성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0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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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가구 증가, HMR 확산 3년 새 두 배 확대
CJ 파우치죽 공략에 동원 절대강자 지위 '흔들'
양반죽, 투트랙 전략·프리미엄 죽 출시 등 재정비
비비고죽, 대형마트 판로 집중해 점유율 맹추격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즉석죽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즉석죽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즉석죽 시장이 1000억원대로 급성장한 가운데, 동원과 CJ제일제당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CJ가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상온보관이 가능한 파우치죽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 올리자, 동원도 기존의 용기죽 외에 파우치죽까지 라인업을 강화해 1위 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4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에 따르면 국내 즉석죽 매출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소매점 유통 POS 데이터 기준으로 2016년 564억원이었던 즉석죽시장은 지난해 885억원으로 57%가량 성장했고, 올 3/4분기까지 94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으며 1000억원대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불과 3년 새 두 배 가까이 즉석죽 시장이 팽창한 것이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트렌드가 확산되고, 즉석죽 특유의 건강한 이미지와 낮은 칼로리 때문에 아침대용식은 물론 간식이나 야식으로도 소비저변이 넓어지면서 최근 3년간 2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즉석죽 시장은 최근까지 동원F&B의 ‘양반죽’이 원통 형태의 용기죽으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1992년 제품 출시 이후 2002년부터 20년 가까이 평균 65%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즉석죽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오뚜기·비락 등도 경쟁에 합류했지만, 동원 양반죽에 비하면 점유율이나 인지도에서 한참 뒤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이 상온 파우치죽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비비고죽’을 선보이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비비고죽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출시 반 년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한데 이어 올 10월말 기준 2000만개 판매고를 돌파했다. 그 결과 즉석죽 시장점유율 면에서 CJ 비비고죽이 올 3/4분기 기준(닐슨코리아 발표) 33%까지 급상승한 반면에 동원 양반죽은 44%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동원 양반죽. (제공=동원F&B)
동원 양반죽. (제공=동원F&B)

이에 동원은 점유율 회복을 위해 그간 고집했던 용기죽 뿐만 아니라 상온 파우치죽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새롭게 형성된 파우치죽 시장을 공략하고자 기존 냉장보관용으로 생산했던 파우치죽을 상온죽으로까지 확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원은 파이가 점차 커지는 즉석죽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전라남도 광주에 3000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하는 등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화설비를 갖춘 광주공장에서는 연간 5000만개 규모의 양반죽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원재료인 쌀을 맛과 당도가 뛰어난 고급 ‘신동진쌀’ 품종으로 바꿨다.

이와 함께 동원F&B는 지난달 말 프리미엄 제품 ‘명품 양반죽’을 출시해 고급 즉석죽 수요까지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명품 양반죽은 백합죽·전복죽 2종으로, 기존 용기죽과 비교해 건더기가 훨씬 큼직하고 풍부하면서 용량도 40% 이상 많다.

동원F&B 관계자는 “양반죽은 지난해 4100만개를 판매해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 5억개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파우치죽까지 제품을 다변화하면서 6000만개 판매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라며 “용기죽과 파우치죽의 ‘투트랙(Two-Track)’ 전략에 프리미엄 소비층까지 사로잡아 즉석죽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비비고죽.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비비고죽.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비비고죽을 출시한 이래 파우치죽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햇반 등 가정간편식에 대한 뛰어난 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비비고라는 메가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를 집중 활용해 즉석죽 시장 성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CJ는 국내 가공식품업계 중 유일하게 보유한 ‘쌀 도정 도정 시스템’을 통한 ‘맞춤식 자가도정 기술’로 죽 제품에 가장 알맞게 도정한 쌀을 비비고 죽에 사용하고 있다. 또 찹쌀과 멥쌀, 물, 원물 함량을 각기 달리 하면서 죽의 다양한 점도를 세밀하게 지도화(mapping)하는 ‘죽 점도기술’로 최적의 배합비를 적용하는 등 고품질 생산기술을 자부한다.

CJ는 또 즉석죽 상품군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시식행사와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판로를 대형마트·슈퍼체인 등으로 집중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대개 즉석죽은 편의점과 개인슈퍼 위주로 판매 비중이 높다. 그러나 CJ의 비비고죽은 동원 양반죽과 비교해 대형마트와 슈퍼체인 판매 비중이 높다. 대형마트 점유율을 살펴보면 비비고죽은 51.1%, 양반죽은 33%다. 슈퍼체인 점유율도 50.8%로, 양반죽의 29.7%보다 훨씬 높다.

CJ는 이달 중순 겨울시즌을 겨냥한 비비고죽 신제품 2종을 추가로 출시하는 등 전체 라인업을 15종으로 확대하며 즉석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년에 비비고죽을 1000억원대 매출의 메가브랜드로 육성해 즉석죽 시장 1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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