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312명 수능 성적 먼저 봤다… "조기 발표 無"
N수생 312명 수능 성적 먼저 봤다… "조기 발표 無"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2.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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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캡처/연합뉴스)
(사진=온라인 캡처/연합뉴스)

수험생 300여명에게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이 사전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94학년도에 수능 시험이 도입된 이래 일부 응시생만 성적을 확인하는 '성적 유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교육과정평가원은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56분부터 이날 오전 1시32분까지 수능 응시생 총 312명은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에 접속해 성적을 사전 조회 및 출력했다.

이는 성적 공개 예정일을 앞두고 사전 모의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와 올해 수능 성적 데이터가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312명의 학생들은 '소스 코드'의 취약점을 이용해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에 공인인증서로 본인을 인증한 다음 연도 값을 변경해 성적을 얻었다.

해당 방식은 기존 성적표 발급 내역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졸업생(재수생)에 한해 성적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평가원은 상황을 인지하고서 이날 오전 1시33분 관련 서비스를 차단했다.

교육당국은 유출 사실을 인정하고 고교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수능 성적은 예정했던 대로 4일 오전 9시에 제공하겠다고 공지했다. 사전에 조회한 312명의 성적도 같은 날 제공된다.

성적 사전 조회는 1일 밤 늦게부터 이뤄져 주말 동안 진행됐던 논술 등 대학별 고사에는 영향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법률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성적을 사전 조회한 312명이나 사전 조회 방법을 온라인상에 유포한 응시생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형사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알렸다.

평가원은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혼란을 야기해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수능 관련 서비스 전반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전날 밤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응시생이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고 인증하면서 촉발됐다.

이를 확인한 다른 네티즌들은 '성적표를 어떻게 확인했느냐'고 물었고, 작성자는 웹 브라우저의 개발자 도구 기능을 이용해 클릭 몇 번 만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1~2시간 만에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는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고 인증하는 글로 도배됐다.

이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평가원과 교육부가 수능에 대한 보안을 허술하게 관리한 데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불거졌다.

일각에선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며 성적을 일정보다 빠르게 공개하라는 요구나 성적 확인을 시도한 학생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