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갈길 먼 IPO…기대 이하 실적까지 '시름 깊어'
현대카드 갈길 먼 IPO…기대 이하 실적까지 '시름 깊어'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11.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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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당기순이익 전년比 38.1% 감소…"수익성보다 리스크관리 주력한 탓"
지난달 FI 자금회수 돕기 위해 IPO 예고…업계 불황에 FI 기대 충족 어려워
현대카드 본사(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본사(사진=현대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현대카드가 수익성보다는 리스크감소에 치중하는 경영전략을 펼치며 3분기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점 경영과제로 내세운 기업공개(IPO) 또한 만족할만한 시장 평가가격을 받기는 힘들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313억원으로 전년 동기(506억원) 대비 38.1% 감소했다. 코스트코 독점계약으로 회원 수와 신용판매가 늘어난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총 회원 수는 83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만명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용판매 취급액도 8.1% 늘었다.

이같이 좋은 지표를 보유했음에도 3분기 순익이 급감한 이유는 올초부터 리스크 관리를 위한 경영전략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기준으로 현대카드의 대출서비스 취급액은 8조5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줄었다. 이는 금융이익이 줄어 순이익 감소의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경쟁사들은 현대카드와 정반대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대출서비스 취급액을 늘렸다. 신한카드는 5.6%,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2%, 0.3% 늘렸다.

이와 함께 자동차할부금융을 늘리는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한 결과 신한·KB국민·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상승하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4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12.5% 증가한 908억원을 기록했고 KB국민카드도 10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36.4% 늘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와의 제휴로 인해 회원수가 늘어났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리스크관리를 하다보니 금융 수익이 줄어들면서 3분기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졌지만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카드가 올해 중점 경영과제로 내세운 IPO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7일 국내외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발송하며 IPO에 나섰다. 현대카드가 IPO에 나서는 이유로는 2년 전 지분 투자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현재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아 IPO를 통해 만족할만한 시장 평가가격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금 카드업황이 좋지 않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지속되면서 카드사들이 전체적으로 어렵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IPO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라며 “현재 삼성카드의 PBR을 고려하면 재무적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카드의 시장평가가격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자산 3조2549억원에 삼성카드 PBR을 대입해 도출된 수치다. FI들이 기대하는 현대카드의 기업가치인 2조4000~5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