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경단녀’… 30대 가장 많아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경단녀’… 30대 가장 많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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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 결과… 경단녀 사유 1위는 ‘육아’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경단녀. (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경단녀. (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단녀는 결혼, 임신·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일컫는다.

26일 통계청이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해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15세에서 54세 기혼여성 884만4000명 중 경단녀는 169만9000명으로 19.2%를 차지했다.

또 현재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기혼 비취업여성은 336만6000명인데 이들 중 절반가량이 과거 직장을 다녔으나 결혼 등과 함께 직장을 그만둔 경단녀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조사에서 경단녀 수는 1년 전보다 14만8000명(-8.0) 감소하고, 15세에서 54세 전체 기혼여성대비 경단녀가 차지하는 비중도 1.3%p 낮아진 수치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육아가 38.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결혼(30.7%), 임신·출산(22.6%), 가족 돌봄(4.4%), 자녀교육(4.1%) 등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육아로 인한 경단녀는 4.8%(3만명) 증가한 반면 결혼(-17.7%, 11만2000명), 임신·출산(-13.6%, -6만명), 가족 돌봄(-4.7%, -4000명), 자녀교육(-2.7%, -2000명) 등은 감소한 모습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육아 때문에 경단녀가 됐다는 기혼여성들이 많았다는 게 눈에 띈다.

통계청은 출산휴가 확대, 맞벌이 선호 등으로 임신·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줄어드는가 하면 육아는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으로 봤다.

연령별 경단녀 분포를 보면 전체 경단녀 169만9000명 중 30대 경단녀가 80만6000명(47.4%)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는 30대 기혼여성 260만1000명의 31.0%를 차지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30대 경단녀들은 육아(42.0%), 결혼(27.6%), 임신·출산(26.9%) 때문에 직장을 관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이어 40대 경단녀들도 많았다. 전체 경단녀 169만9000명 중 40대 경단녀는 63만4000명(37.3%)이었다. 30대 경단녀와 같이 경력 단절 사유가 육아(37.6%), 결혼(31.7%), 임신·출산(18.2%) 순이었다.

50대 경단녀는 14만2000명으로 전체 경단녀의 8.3%를, 15세에서 29세 경단녀는 11만8000명으로 전체 경단녀의 6.9%를 차지했다. 50대는 경력 단절 사유로 결혼(41.9%)을, 15세에서 29세 경단녀는 결혼(3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단녀들의 경력 단절 기간은 5년에서 10년 미만이 41만9000명(24.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년에서 20년 미만이 40만3000명(23.7%), 3년에서 5년 미만이 26만5000명(15.6%), 1년에서 3년 미만이 26만4000명(15.6%) 순이었다.

15세에서 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단녀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세종이 24.8%로 가장 높게 나왔고 울산(22.3%), 대구(20.7%)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는 11.7%로 전국 17개 시·도 중 경단녀 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통계청은 경력 단절이 자녀 유무, 자녀 수, 자녀 연령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15세에서 54세 기혼여성의 27.9%가 경단녀였고 같은 연령대 자녀가 없는 15세에서 54세 여성의 경우 경단녀가 8.1%였다. 또 18세 미만 자녀가 1명인 경우 경력단절 비율이 25.3%였고 2명일 때에는 29.6%, 3명일 때는 33.7%였다. 자녀가 많을수록 경단녀가 될 확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한편 기혼여성 취업자 547명8000명 중 40%가량인 221만4000명이 과거에 직장을 그만뒀다가 재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일을 그만둔 사유로는 결혼(32.4%), 임신·출산(30.9%), 가족 돌봄(15.7%), 육아(13.5%), 자녀교육(7.4%) 등이었다.

통계청 측은 “특히 30대 여성 경력 단절이 심각하고 경력 단절 사유로 육아가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는 게 눈여겨 볼 점이다”며 “다만 여성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올해 여성 취업자가 많이 늘었고 경단녀였다가 재취업 상태로 들어온 인원이 13만1000명가량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