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현대重그룹…권오갑 회장 리더십 기대
새 국면 맞은 현대重그룹…권오갑 회장 리더십 기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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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 마무리 등 그룹 내 굵직한 현안 산재
기업결합 심사부터 난항…“전문경영인으로써 혜안 발휘할 때”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신임 회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신임 회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노사 갈등 해소, 현대오일뱅크 사업 확장 등을 두고 새 국면을 맞았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이 지난 19일 신임 회장으로 승진한 가운데, 권 회장의 리더십이 그룹을 어떻게 변모시킬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그룹은 권 신임 회장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이 당면한 현안들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아무래도 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일본 등 5개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지난달 29일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아직 승인 여부가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반대한다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불발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가장 우려가 큰 곳은 EU집행위원회다. EU집행위원회는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피해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기업결합심사는 1단계인 일반심사와 2단계 심층심사로 구분된다. 최근 30년 동안 접수된 기업결합심사 신청 7311건 가운데 92.8%에 해당하는 6785건이 일반심사에서 승인됐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EU집행위원회가 심층심사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늘고, 불승인이 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EU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의 철도사업 합병에 대해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업결합 불승인을 낸 가운데, 지난달 30일에는 이탈리아 국영 크루즈 조선사 핀칸티에리와 프랑스 아틀란틱 조선소 합병에 대해 심층심사에 돌입했다.

또 최근 한·일 관계 악화와 함께 조선업 1위를 한국에 내준 중국 입장에서 기업결합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한국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으로 일본 조선업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제소하기도 했다.

풀리지 않는 노사 갈등도 난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노조 측이 회사 법인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을 봉쇄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노조를 상대로 당시 주총장을 막아서고 생산을 방해한 책임을 물어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임금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현재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성과급 25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노조는 이달 말에 진행될 23대 조합 임원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임금 협상이 차기 집행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타결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현대오일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지분 매각 대금 1조4000억원을 받게 돼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합작 자회사 현대케미칼, 현대코스모, 현대OCI 등을 통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내년까지 매출 50조원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전문성을 내세워 현안을 헤쳐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며 “그만큼 권오갑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