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새 아파트 매매가, 분양가보다 7000만원 이상 비싸
올 3분기 새 아파트 매매가, 분양가보다 7000만원 이상 비싸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1.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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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 '투자 수요 증가'
서울은 평균 3억7480만원↑…연평균 수익률 15~20%
전국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직방)
전국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직방)

새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 상승 폭이 최근 확대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3분기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 입주 1년 미만 단지의 매매가는 종전 분양가보다 평균 7000만원 이상 비쌌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가 평균 3억7480원이나 비싸 분양 후 연평균 수익률이 15~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이 입주 1년 미만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가격과 매매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올해 3분기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종전 분양가 대비 평균 7043만원(12.01%)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차이는 지난해 동기 4519만원(10.69%) 대비 2500만원 이상 높아진 수치다.

애초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매매 가격 상승 폭이 줄면서 올해 1분기에는 매매가와 분양가 차이가 2096만원(4.70%)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1년이 채 안 돼 전국 매매 가격이 분양가 대비 5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직방)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직방)

수도권의 경우 올해 1분기 매매가가 종전 분양가 대비 평균 4310만원(8.42%) 상승했고, 이 수치가 3분기에는 평균 1억3425만원(20.28%)으로 크게 벌어졌다. 매매가와 분양가 차이가 1억원 이상 벌어진 것은 올해 3분기가 최근 3년 중 유일하다. 9.13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분양가 대비 7242만원(14.06%) 높았던 것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크다.

서울로 한정하면 매매가와 분양가 간 차이가 더 커진다. 서울의 올해 3분기 아파트 매매가는 분양가 대비 평균 3억7480만원(45.34%) 높았다.

분양 이후 입주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 가격 수익률은 연평균 4~6% 정도로 나타났다. 서울은 연평균 수익률이 15~20%에 달한다.

시도별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직방)
시도별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직방)

직방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이 때문에 아파트 분양 후 매매 가격 상승 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최성헌 직방 빅데이터랩 매니저는 "대출 분에 대한 이자가 적으니 (대출로 구입한 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주택 시장에 자금이 쉽게) 유입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분양가가 오르다 보니 실거래가도 오르고, 신규 분양가가 다시 오르는 승수효과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증여나 임대사업 신고, 분양권 전매 등으로 인해 매물을 사고팔 수 있는 여건이 제한되는 데다가, 오른다고 생각하면 매도자가 매물을 잘 안 내놓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서울 같은 특정 지역은 택지를 신규로 조성할 곳이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를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해야 하다보니 이런 희소성이 반영돼 새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함 랩장은 분양 후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급 및 대체투자처 확대를 제안했다.

그는 "공급을 지금보다 더 많이 하고, 부동자금이 몰리지 않도록 대체투자처를 확보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