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황교안·나경원 앞장서 다 물러나야" 총사퇴 제안
'종로 출마설' 임종석 "제도권 정치 떠나 원래 자리로 가려"
정치권 유력인사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17일에만 김세연(3선·부산 금정) 자유한국당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의원 총사퇴를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 이후 불출마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김무성 의원 외에 중진으로 분류되는 의원 중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안팎의 물갈이 여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국당 중진, 특히 영남권 다선 의원들에 대한 용퇴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내년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는다"며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시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 우리 당의 훌륭한 선배, 동료 의원들 감사하고 존경한다"며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 한다"면서 의원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임 전 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는 언급은 사실상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 전 실장은 "2000년에 만 34세의 나이로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환희와 좌절, 그리고 도전으로 버무려진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은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면서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며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 고 싶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 싶다"며 "50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 잘한 결정인지 걱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두려움을 설레임으로 바꾸며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뛰어 가겠다"며 "감사한 마음만 가득하다"고 적었다.
한편 임 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설이 돌았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한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종로 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임 전 실장의 출마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를 막론한 중량급 인사들이 잇따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인적 쇄신론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