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모독이고 배신이다"… '美 테러보고서' 반발
北 "모독이고 배신이다"… '美 테러보고서' 반발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0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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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러지원국. (사진=연합뉴스)
북한 테러지원국.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자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차 명시한 미국 국무부 ‘테러보고서’에 대해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5일 조선중앙통신은 “외무성 대변인이 본지 기자와의 문답에서 최근 미 국부무가 발표한 ‘테러보고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일 ‘2018년 국가별 테러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2017년 11월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9년 만에 재지정한 바 있다. 북한이 국제 테러 행위에 대한 지원을 반복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미 국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2018년 보고서에도 명시한 것이다. 다만 2017년 보고서에 썼던 위협 또는 위반, 위험하고 악의적인 행동 등 비판적 표현이나 테러 활동에 대한 상세한 지적을 뺐다. 

2017년이 이어 2018년 보고서에도 자국을 테러지원국으로 명시한 데 따라 북한이 반발하고 나서게 됐다. 북한은 미국의 행태를 지적하며 이러한 것이 조미(북미)대화에 장벽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대화 상대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것은 미국이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 사로잡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온갖 허위와 날조로 일관된 ‘테러보고서’를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단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온갖 행태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테러의 온상이며 왕초인 미국인 테러 재판관 행세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적반하장”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입장에 대해 미 국무부는 통상 있어 온 반응이라는 생각이다. 북한은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때마다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이같이 대응해 왔다. 오히려 북미 실무협상의 결렬 등 때보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는 수위가 평범하다는 평가다. 

한편 테러지원국은 국제 테러리즘 행위에 반복적으로 지원을 제공하는 국가로 미 국무부는 이란과 북한, 수단, 시리아 등 4개국을 지정하고 있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 연루로 1988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부시 행정부의 북미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2008년 지정이 해제됐다. 

이후 제2차 핵실험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