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美, 방위비 큰 금액 요구… 협상 통해 진의 파악” 
이수혁 “美, 방위비 큰 금액 요구… 협상 통해 진의 파악”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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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로 수치 제시하진 않아… 미국의 의도 알아내야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 (사진=연합뉴스)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큰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왜 그러한 금액을 요구했는지 진의를 파악해야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한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요청한 부분과 관련해 “항목별로 브레이크다운(세분화) 돼서 뭐에 몇억, 뭐에 몇억 이런 식으로 수치가 내려온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협상 결과가 중요한 것인 만큼 미국이 요구하는 숫자 자체에 연연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준비태세, 전략자산 비용 등을 특정해 기간을 정한 것도 아니고 항목별로 액수를 정하는 단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 대사는 “지금 분담금의 규모를 놓고 설왕설래가 되고 있는데 협상이 시작단계지 않느냐”며 “미국 측이 얘기하는 숫자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협상해야 될지는 분석을 해봐야할 것 같다. 미국이 굉장히 큰 숫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하면서 미국의 진의를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청하는 액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가 알기로는 내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2년 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매년 합해서 몇 년 사이에 달라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의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제시한 금액에 대한 정의가 뚜렷하지 않아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금액의 진의를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제시한 금액이 관철되리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지 않느냐”며 “다방면으로 잘 협상하면 국민이 크게 실망하지 않는 숫자를 도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논리를 갖고 해나가면 예상할 수 없는 숫자로 합의되는 상황은 오지 않게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사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효력이 다음 달 22일 종료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원칙적인 문제에서는 입장을 견지하지 않을까 싶다”며 “일본도 그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니겠다 싶다”고 전했다. 

금강산 관광 등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철거를 요구한 이 시점에서는 금강산 관광을 하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정부가 철거 문제와 관련해 우리 기업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역점을 두고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