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판단? 경쟁력 유출?…아시아나항공 인수자료 신경전
가치판단? 경쟁력 유출?…아시아나항공 인수자료 신경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0.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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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아시아나 측에 기밀자료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허희영 교수 “정보 불균형, 연내 매각 위해 공개해야”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 기업이 본입찰을 앞둔 예비실사 과정에서 기밀 자료를 요구하면서 아시아나와 신경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인수 후보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밀 자료가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주요정보의 선 제공은 내부 경쟁력의 외부 유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든 후보 기업들은 아시아나항공 측으로부터 필요한 자료 제공을 충분히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애경그룹의 경우, 앞서 이달 초 아시아나항공 측에 리스로 운영하는 항공기의 계약서 공개를 요구하고, 노선별 손익과 거점지역별 인력운영 현황 등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는 애경그룹이 요구한 자료는 고급 기밀에 속하고, 리스운영 항공기 정보는 비밀유지 계약 조항이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라고 선을 긋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예비입찰 단계서 인수 후보사에게 정보를 미리 내놓게 되면, 고급 영업기밀이 경쟁사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애경그룹은 구체적인 기업 가치 판단을 위해 충분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허희영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어느 정도 절충과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아시아나항공과 애경그룹의 정보 제공 신경전을 정보의 불균형 문제라고 분석했다. 매물을 내놓는 측에서는 정보를 다 알고 있지만, 인수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를 근거로 “연내 매각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시아나항공이 정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수 후보 기업들이 정보를 충분히 받지 못하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달 10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은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컨소시엄,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에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기업은 1조원으로 평가받는 인수 금액보다 인수 이후 투입하게 될 비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인수 이후 구조조정과 기업회생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부채 비율이 매우 높아 리스 항공기를 줄이고 구매로 전환하든지 해서 재무구조를 건실화 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