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평양 원정 경기 취재·생중계 '무산'
축구대표팀 평양 원정 경기 취재·생중계 '무산'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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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에 취재·중계 요청… 북측 무응답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른 가운데 북한 측이 경기 취재 및 생중계 등 한국 측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통일부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 카타르월드컵 경기를 위해 평양으로 갔다”고 전했다. 

이번 한국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는 2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의미있는 경기인만큼 한국은 그동안 북측에 경기 취재를 위해 기자단을 파견하고 경기를 생중계 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북한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한국 선수단 등에 대한 초청장을 전달해오면서 기자단 파견에 대해서는 ‘축구협회의 권한 밖으로 당국이 협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대로 하겠다’면서도 취재진 수용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비친 것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취재 및 중계 문제와 선수들의 남북 간 직항 이동 등 편의 보장에 협조해 줄 것을 통지문으로 요청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서도 답변이 없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도 북한에 이러한 한국 측의 편의보장 문제를 제기했으나 역시 무응답이었다. 

결국 취재진 방북과 현장 생중계 등이 무산돼 29년 만의 평양 원정 경기는 깜깜이로 치러지게 됐다. 선수단도 1시간가량 걸리는 남북 간 직항 대신 중국을 통해 평양으로 가는 경로로 이동하게 됐다. 

외교계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냉랭한 반응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에 냉담한 북한 당국의 태도가 현재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측은 기자들과 만나 “당국, 축구협회, 국제기구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는데 결과적으로 원했던 만큼 되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며 “여러 편의보장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다. 남북 간 인식에 간극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