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DMZ 넘어오는 멧돼지 사살하라" 지침 하달
軍 "DMZ 넘어오는 멧돼지 사살하라" 지침 하달
  • 허인·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0.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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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폐사체 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 후속조치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 (사진=환경부)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 (사진=환경부)

군 당국이 북한지역에서 비무장지대(DMZ) 철책을 통과해 넘어오는 야생멧돼지를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지침을 최전방부대에 내려 보냈다.

4일 정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군은 DMZ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이 같은 지침을 하달했다.

동시에 군은 총성으로 인한 북한 측과 우발적인 충돌을 막고자, 군의 멧돼지 사살 지침을 최근 북측에도 군 통신망을 통해 통보했다.

이번 군의 지침은 최근 경기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탓이다.

앞서 지난 2일 DMZ 남방한계선에서 군사분계선 쪽으로 약 1.4㎞ 지점에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이 폐사체 혈액을 정밀 진단한 결과, 지난 3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음이 확인됐다.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DMZ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지침을하달했다"며 "이 지침은 군이 지난 6월 하달한 ‘야생맷돼지 식별 시 대응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초 DMZ에는 야생멧돼지 개체 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DMZ 철책이 태풍과 장마 등으로 토사가 유실되거나 산사태 등으로 파손되는 사례가 나타나는 탓이다.

하지만 군은 멧돼지를 잡는 과정에서 갖가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고려해 90년대 들어 멧돼지 사살을 금지해왔다.

이에 한때 GOP 장병들은 야생멧돼지를 돌보기도 했다. 겨울철 먹이 부족을 걱정한 GOP 부대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먹이로 주고 보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GOP 지역에 과학화 경계·감시 장비가 설치되기 시작하면서는 혼란을 줄이고자 멧돼지의 철책선 접근을 막고자 음식물을 주지 않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