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타파' 할퀸 곳곳… 인명·재산피해 속출
태풍 '타파' 할퀸 곳곳… 인명·재산피해 속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9.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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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26명·이재민 6명… 시설물 파손 322건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후 전남 여수시 도심 인도에 가로수가 부러져 길을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후 전남 여수시 도심 인도에 가로수가 부러져 길을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을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할퀴었다. 태풍이 몰고 온 폭우와 강풍에 전국 곳곳에는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타파'는 육지에 상륙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지나갔다. 하지만 영향력은 강력했다. 700㎜ 이상 폭우가 내렸고,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42.2m에 달했다.

이에 타파가 지나간 자리에는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집계 결과 이날 오전 6시 기준 시설물 피해는 322건이다. 공공시설 298건, 사유시설 24건이다.  

전국 9개 권역 2만7787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키는 피해를 봤고, 제주도 일부 지역은 단수됐다.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부상 26명이다. 중상자 1명, 경상자 25명이다.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태풍의 길목에 있던 제주에는 전날 최대 778.5㎜(어리목)의 물폭탄이 쏟아지고 초속 4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닥쳤다.

이로 인해 농경지와 도로, 주택 등이 침수됐고, 건물 외벽 타일과 벽돌 등이 파손되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많았다.

제주도 일부 지역은 단수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고, 천연기념물 445호인 섬진강 소나무숲인 하동군 하동읍 하동송림에서 소나무 1그루가 쓰러지기도 했다.

부산도 피해가 막심했다. 부산은 북항 관측소에 순간 최대초속 30.7m 등의 강풍이 불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부산지역에서는 태풍 타파로 1명의 사망자도 나왔다.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을 떠받치는 기둥 붕괴로 A(72)씨가 매몰돼 9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다만 중대본은 태풍 영향권에 들기 전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이유 등으로 사망자 3명을 태풍 피해 사망자로 공식 집계하지 않았다.

부상자는 21명이었다. 일례로 전날 오전 9시께 부산 연제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B(69)씨가 강풍에 넘어진 가로등에 부딪혀 다쳤다.

또 건물 축대나 외벽이 무너지거나, 건물 시설물이 파손되는 경우도 많았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어선과 요트 등 선박 5척이 좌초·표류하는 피해도 있었다.

경남에도 최대 3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컸다. 창원소방본부 등에 접수된 태풍 관련 신고만 총 771건에 달했다.

부상자도 총 9명 발생했다. 사천 동남동 한 마을 주택 지붕이 파손돼 2가구 6명이 이재민 신세로 마을회관에 대피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농작물 피해를 크게 입었다. 이날 오후까지 나주·신안·해남·진도·목포에서 496㏊의 농경지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장성·무안·광양·여수의 논 57㏊에서 벼가 쓰러졌다.

전북에서도 지붕 파손 등 4건의 물적 피해와 49㏊ 농경지에서 농작물이 쓰러지거나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 곳곳에서 항공·항만 운행이 마비되기도 했다. 김해와 제주, 김포 등 11개 공항에서 256편이 결항했고 94개 항로의 연안여객선 130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이외에 지리산과 한려해상 등 국립공원 20곳에서 504개 탐방로의 출입이 금지됐으며 경남 거가대교와 국도 2호선 광양 세풍대로 상행선 등 도로 20곳이 통제 중이다.

태풍 '타파'가 동해상으로 진출하면서 육상 태풍 특보는 이날 오전 5시 현재 모두 해제됐다.

다만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서 5~20㎜ 비가 내리다가 아침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