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나가고 나무 쓰러지고…태풍 '링링' 피해속출
전기 나가고 나무 쓰러지고…태풍 '링링' 피해속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9.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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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독자 제공)
(사진=독자 제공)

제13호 태풍 '링링'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먼저 '태풍 길목'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서는 방파제 유실 사고가 났다. 가거도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2.5m를 기록하고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태풍으로 방파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가거도항 계단식 옹벽 50여m가 유실됐다. 옹벽이 유실되면서 옹벽 안을 채운 사석이 여객선 부두 쪽으로 밀렸다.

태풍이 완전히 지나가고 현장 확인 조사가 끝나봐야 정확한 피해 규모가 산출될 것으로 보이나, 당분간 가거도를 오가는 여객선 등 뱃길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날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도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는 정전과 시설파손 등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제주와 광주·전라 지역에서 전날부터 모두 3만1695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제주 1만5708가구, 광주·전남 1만3947가구, 전북 2040가구 등이 정전 피해를 봤다. 대부분 전기가 다시 들어왔으나 일부는 복구가 진행 중이다.

또 이번 태풍으로 제주 민간시설 12곳이 파손됐고, 오수관이 역류하거나 가로등·가로수가 넘어지고 신호등이 파손되는 등 공공시설물 23곳도 피해를 봤다. 침수 피해도 있었다.

제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간판·유리창 파손이나 고립자 구조 등 653건의 긴급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인천도 매서운 바람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1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한 아파트 단지에 있던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주차된 차량 위를 덮쳤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10시20분께에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남동경찰서 인근 도로에 있던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졌다.

오전 10시57분께에도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한 도로 인근에 있던 나무가 강풍에 쓰러졌다. 이 사고도 역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기도의 피해도 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전날 오후 9시30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집중호우 및 강풍으로 인한 소방당국의 안전조치가 133건 있었다고 집계했다.

이날 오전 수원시 영통동과 이천시 모가면, 용인시 기흥구, 포천시 내촌면 등에서 나무가 쓰러졌고, 오산시에서는 지붕 시설물이 낙하했다.

경기 화성시와 여주시에서는 건물 창문 유리가 깨졌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벽에 덧대진 벽돌 시설물 일부가 떨어지기도 했다.

부산에도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최대 순간풍속은 가덕도 초속 20.9m, 사하구 20.1m, 중구 대청동 19.9m, 해운대구 16m 등을 기록했다.

태풍 북상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부산항 선박 운항이 통제되고 있다.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충북에서도 강풍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충북에서는 가로수·수목 쓰러짐 51건 등 54건의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본부에도 80여건의 태풍 피해가 접수됐다.

청주기상지청은 "오늘 밤까지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니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면서 "외출을 자제하고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