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또 폭력사태…물대포 쏘고 실탄 발사
홍콩 시위 또 폭력사태…물대포 쏘고 실탄 발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8.26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정부 등 개입 가능성…"인민해방군 개입할 수도"
홍콩 경찰이 25일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25일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의 12번째 주말 집회도 폭력으로 얼룩졌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카이청 운동장에서는 오후 2시30분부터 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렸다.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집회에는 시민 수천여 명이 우산을 들고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도 5대 요구 사항을 강력히 주장했다.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오후 3시께 집회를 마무리한 시위대는 췬완 공원까지 행진하면서 구호를 외쳤다. 이 때 일부 시위대가 췬안 공원 인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특히 이날 경찰은 홍콩 시위 사상 처음으로 물대포 차 2대를 시위 현장에 투입했다. 이 물대포는 50m 거리에서 1분에 1200ℓ이상의 물을 발사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8시30분께에는 췬안 지역에서 한 발의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석달 가까이 이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실탄을 발사하기는 처음이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이 발포는 췬안 지역의 점포를 파손하던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들에게 시위대가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경고용으로 공중을 향해 발사됐다.

경찰은 이날 충돌에서 5명의 경찰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집계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평화 시위가 깨지면서 중국의 개입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마리아 탐 전국인민대표회의 기본법위원회 부의장은 "홍콩은 혼란에 빠져 있으며, 중앙정부는 당연히 개입할 수 있다"면서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은 단순히 상징적 존재가 아니면, 홍콩의 혼란을 멈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