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육 늘고, 생산 과잉…한우 소비 돌파구 찾기 '안간힘'
수입육 늘고, 생산 과잉…한우 소비 돌파구 찾기 '안간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8.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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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까지 쇠고기 수입 29만4400t…올해 '역대 최대' 전망
사육마릿수도 예상보다 10만두 많은 310만4000두 급증
한우가격 폭락 등 위기 우려…업계 소비촉진·수출활성화
민경천 한우자조금 위원장(가운데)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21일부터 온라인에서 사전 판매하는 한우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우자조금)
민경천 한우자조금 위원장(가운데)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21일부터 온라인에서 사전 판매하는 한우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우자조금)

쇠고기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한우 생산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과잉현상’이 예상된다. 한우업계는 이를 위기로 인식하고 국내 소비촉진과 수출 활성화 등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21일 관련업계와 농식품수출정보(KATI) 통계에 따르면 국내 쇠고기 수입량은 2013년 처음으로 30만톤(t)를 넘어선 이후, 불과 3년 만인 2016년 40만t을 돌파했다. 지난해의 경우 45만4000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7월 현재 쇠고기 수입량은 29만4400t으로, 이는 가장 수입이 많았던 지난해 동기보다 8.1%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미국산이 전체 수입의 절반에 가까운 14만4000여t을 차지했고, 이어 호주산도 12만7000여t이 국내에 공급됐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해 올해 처음으로 쇠고기 수입량은 50만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관계자는 “한우고기 가격이 높게 형성되다보니, 상대적으로 값싼 미국산과 호주산에 대한 소비자 구매의향이 높다”며 “대형유통업체들이 수입산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가정간편식(HMR)·식자재 등 육가공시장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입산 쇠고기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3년간 한우농가의 송아지 입·번식 의향이 높아지며, 사육마릿수도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다.

실제 올 7월 기준 한우 사육두수는 310만4000두로, 이는 2017년(전체) 282만5000두, 2018년 291만4000두를 훨씬 뛰어넘었다. 당초 KREI와 업계는 올해 사육두수를 301만여두 정도로 전망했는데, 이미 예상치보다 10만여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쇠고기 수입 확대와 한우고기 공급 과잉 등의 불안요소가 함께 겹치면서, 자칫 한우가격 폭락이라는 위험성도 상존한다. 때문에 한우업계는 선제적인 수급조절 차원에서 국내외 소비 활성화에 나서며 탈출구를 찾고 있다.

업계는 우선 대목인 추석을 맞아 한우고기 할인 판매행사를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전국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추석을 앞둔 9월5일부터 10일까지 전국의 농협계통매장과 대형마트, 한우협동조합 등에서 2등급 이상 한우고기를 시중가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한우자조금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한우유명한곳’에서도 브랜드별로 5만~15만원대 다양한 가격의 한우선물세트를 총 1500개 준비해 21일부터 사전 주문접수를 받는다.

또, 내달 9~11일 사흘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한우직거래장터’에서는 한우고기가 시중가 대비 최대 45% 할인 판매될 계획이다.

한우업계는 국내 소비촉진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과 홍보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한우고기 수급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우고기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홍콩과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캄보디아 등 4개국인데, 수출물량은 주로 홍콩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홍콩에서는 일본의 와규와 더불어 프리미엄급 소고기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5.2t의 한우고기가 해외에 수출됐다.

한우자조금 등 관련업계는 오는 9~10월에 최대 수출국인 홍콩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홍콩 레스토랑&바 박람회, 와인&다인 페스티벌)에 참가해 한우고기의 우수성 홍보와 판로 확보에 나서며 인지도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내달 중에는 홍콩의 현지 수입바이어와 언론사를 초청해 한우산업 전반을 소개하는 ‘한우산업투어’를 전개한다.

홍콩에서 샤브샤브 등 일부 냉동육 수요가 있는 점을 감안해 냉장 위주로 수출된 한우고기를 냉동육으로도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민경천 한우자조금위원장은 “한우고기가 수입육보다 고가이긴 하지만, 농가들이 수입 쇠고기와의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해 생산비 절감·사양기술 향상 등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고기를 판매하고, 수출 활성화에도 나서 한우 소비가 촉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