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日 수출규제 대응…생산차질 우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日 수출규제 대응…생산차질 우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8.0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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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수소 공급 다변화, 자체개발 등 추진에도 시간 소요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일본의 추가제재로 한·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장비의 대체품 찾기에 분주하다. 정부가 소재 국산화에 지원키로 했지만, 재고 소진 전까지 대체품의 자체개발, 양산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체제를 확보한다 해도 테스트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지난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키로 결정하기 전부터 대일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장비 재고확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중 진척을 보이는 부분은 일본이 지난달 초 수출 규제대상에 올린 3개 핵심 소재 중 ‘고순도 불화수소(HF)’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에 여타 업체들의 HF를 모아 테스트 했고, 국내 소재업체들도 대체품 개발에 착수했다.

반도체 소재업체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고순도 불화수소관련 설비 개발에 착수와 함께 올해 말 샘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솔브레인도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의 일본산을 수입할 길이 막힌 상황에서 대체재 마련을 시도하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 제품의 대체재 찾기가 쉽지는 않다. 대체제를 생산 라인에 본격적으로 투입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최단 2개월에서 최장 6개월의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불화수소 확보 물량은 2.5개월치다.

특히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기초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와 이미지센서, 검사 장비 등도 추가 수출규제품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일본 신에츠와 섬코는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에서 각각 27%, 26%를 차지 중이다. SK그룹 계열사인 SK실트론도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9%에 불과하다. 당장 국내 반도체업계를 만족시킬만큼 실리콘 웨어퍼의 생산량을 늘리기 힘들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새도마스크’가 일본의 추가 수출규제 대상으로 꼽힌다. 새도마스크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필수 소재다. 

유기물 증착과정에서 기판 위 특정 위치에 자리하도록 하는 역할이다. 현재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토판프린팅(TOPPAN Printing) 등 두 회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