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日자민당 '외교결례'에 격앙된 강창일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日자민당 '외교결례'에 격앙된 강창일
  • 허인 기자
  • 승인 2019.08.01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민당·아베정권의 진심과 속내 알았다"
강창일 의원이 31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자민당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창일 의원이 31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자민당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방일의원단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일방적으로 면담 일정을 취소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강 의원은 이날 도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의 면담 재추진 여부'에 대한 질문에 "화가 나 있는데 왜 면담을 또 추진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쪽(일본)에서 (면담을) 추진한다면 우리가 받아줄지 말지를 고민하겠다"며 "(자민당이) 아주 결례를 저질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의원은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충분히 우리 뜻을 전달했다"며 "자민당과 아베정권의 진심과 속내가 무엇인지 알았다"고 했다. 

이어 "구걸 외교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뜻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누구를 만나고, 안 만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우리의 뜻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니카이 간사장과의 만남 불발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아베 정부의 의중을 파악한 게 성과"라고 했다. 

그는 자민당의 면담 거절에 대해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자민당에 '함구령'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니카이 간 사장은 친한파고 이낙연 총리와도 친하고 한국 지인들이 참 많다"면서 "갑자기 그런 식으로 자민당 내에서 2인자(인 니카이 간사장)를 누를 수 있는 사람은 아베 총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강 의원은 "자민당 측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회의 때문에 못 만난다고 한 것은 하나의 빌미"라며 "우리를 피하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강행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방일단은 이날 오전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이자 당내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하기로 돼있었다. 

애초 지난달 31일 오후에 만나기로 했으나 자민당 측 요청으로 하루 연기한 것이었지만, 자민당 측은 이 마저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자민당 측이 의원외교 차원에서 일본을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들과의 면담 일정을 특별한 사유 없이 거부한 것을 두고 중대한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