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에 공공택지 주택사업성 '흔들'
고분양가 논란에 공공택지 주택사업성 '흔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8.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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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정부·시행자, 가격 적정성 두고 줄다리기
연내 공급 계획한 경기권 단지 다수 '일정 차질 가능'
이달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서 분양 예정인 '과천제이드자이' 투시도.(자료=과천제이드자이 홈페이지)
이달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서 분양 예정인 '과천제이드자이' 투시도.(자료=과천제이드자이 홈페이지)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를 두고 시민단체와 정부, 사업시행자 간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시민단체는 건설사들이 과다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사업시행자는 충분한 분양가를 책정하지 못해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분양가심의위원회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분양가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러 입장들이 엇갈리면서 올해 경기도 공공택지에서 분양을 계획한 단지들이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과천지식정보타운과 북위례(하남권역) 등 경기도 공공택지에서 다수 단지가 연내 분양을 준비 중이다.

당장 이달에는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서 GS건설과 금호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과천제이드자이'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으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운정 어반프라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양주 옥정신도시에서는 대방건설이 '양주옥정 대방노블랜드 2차'를 선보이고, 김포시 마송지구에서는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을 분양할 계획이다.

이어 9~10월에는 위례 중흥S-클래스와 위례신도시 우미린 2차, 동탄2차 대방디엠시티 2블록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들 단지 전부가 계획한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인포는 경기지역 공공택지 분양 단지들의 경우 분양가 승인 문제로 분양일정 수립이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정부, 사업시행자가 각각 생각하는 사업이익에 대한 생각 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분양가심사위원회 전문성과 투명성을 개선하는 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위원회의 전문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이유로 분양가 승인이 지금보다 깐깐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민간택지와 인접한 공공택지 분양물량은 분양가 경쟁력이 더 높아질 구도라 청약이 과열될 수 있다"며 "사업주체 입장에서는 사업이익을 생각할 때 최악의 경우 사업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기도 공공택지 분양 예정 주요 단지.(자료=부동산인포)
올해 경기도 공공택지 분양 예정 주요 단지.(자료=부동산인포)

한편, 과천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실시한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과천지식정보타운 첫 분양예정이던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2205만원으로 결정됐다.

당초 이 사업을 진행해온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3.3㎡당 2600만원대로 신청했으나 약 20% 가량 삭감된 셈이다.

이 아파트에 앞서 분양을 하려던 과천제이드자이도 분양가가 3.3㎡ 당 2300만~2400만원대로 알려진 후 경실련에서 고분양가를 문제를 제기하면서 분양을 진행하지 못했다.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데, 분양가 산정은 감정평가를 받은 택지가격에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 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권 팀장은 "공공택지를 분양 받은 민간시행자는 애초 분양가 상한제를 염두에 두고 사업성을 검토했겠지만, 실제 택지를 매입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 분양가를 적절히 높이지 못하면 사업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