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통화긴축 마침표 찍나…‘중기 금리조정’ 여지 남겨
美연준 통화긴축 마침표 찍나…‘중기 금리조정’ 여지 남겨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8.0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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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여만에 금리인하…0.25%포인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1일(현지시간) 10년 7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2월 이후 처음 단행된 것이기 때문에 통화긴축 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돈풀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통화완화 사이클로 기조적으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적인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을 중간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으로 규정했다. 중기적인 조정으로 장기적인 통화정책까지 예단하지는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경기부양 카드다. 연준이 금융위기 당시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하면서 제로 금리로 떨어뜨린 게 대표적이다.

최장기 호황을 이어가는 현재 상황은 사뭇 다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달로 121개월째 경기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120개월(1991년 3월~2001년 3월)을 넘어서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분기 성장률이 1분기 3%대에서 2분기 2%대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는 탄탄하다. 실업률은 반세기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뉴욕증시는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연준이 꺼내든 명분은 이른바 보험성 인하(Insurance Cut)다. 글로벌 무역갈등과 맞물려 유로존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본격화하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성장과 무역의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명확히 보험적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준의 금리인하로 미국 통화정책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점에서 주목되지만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기조적인 전환을 했는지 여부엔 물음표가 남는다.

FOMC 성명에서 향후 금리 결정을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는 데다, 파월 의장도 다소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장기적인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쐐기를 박으면서도 “나는 그것(금리인상)이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1990년대와 유사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당시 연준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소폭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이혜현 기자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