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에 투영된 윤재승 전 회장의 ‘그림자’ 여전
대웅제약에 투영된 윤재승 전 회장의 ‘그림자’ 여전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7.10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주회사 등 관계회사 최대주주…막후 영향력 행사설도 제기
네이버 계열사로 넘긴 인성TSS 대표엔 전 비서 이사에 장남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사진=연합뉴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사진=연합뉴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의 입김이 여전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갑질 파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보유 주식도 모두 처분했으나, 대웅제약의 지분을 갖고 있는 관계회사들에선 아직까지 최대주주로 남아있어 막후경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최대주주는 41.25%를 보유한 지주회사 ㈜대웅이다. 이 밖의 △대웅재단(8.62%) △김홍철(0.60%) △장봉애 대웅재단 이사장(0.52%) △박현령(0.30%) △아이넷뱅크(0.04%) 등이 대웅제약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막말과 욕설 등 갑질이 논란이 된 이후 대웅제약 주식을 모두 처분했지만, 지주회사인 ㈜대웅에선 최대주주로 남아있다.

㈜대웅의 지분율을 보면 최대주주 윤재승 전 회장(11.61%)를 비롯해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대표 등 친인척이 24.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엔컴퍼니, 엠서클, 블루넷, 아이넷뱅크 등 기업 네 곳이 총 3.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기업 가운데 디엔컴퍼니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회사로 대웅제약의 자회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디엔컴퍼니를 윤재승 전 회장의 개인회사로 보고 있다. 윤재승 전 회장이 디엔컴퍼니 지분 34.61%를 소유하고 있으며, 윤재승 전 회장의 또 다른 개인회사로 알려진 블루넷이 14.83%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블루넷은 ㈜대웅과 디엔컴퍼니의 지분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윤재승 전 회장은 대웅제약의 최대주주인 ㈜대웅과 ㈜대웅의 지분을 갖고 있는 디엔컴퍼니의 최대주주다.

㈜대웅의 지분을 갖고 있는 또 다른 기업 아이넷뱅크는 윤재승 전 회장과 디엔컴퍼니가 각각 20.99%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인성정보의 연결대상 종속회사 7곳 중 하나다.

엠서클의 경우 ㈜대웅의 자회사였으나 지난 2009년 윤재승 전 회장에게 매각됐다.

윤재승 전 회장이 지주회사와 관계회사의 지분을 여럿 보유한 데다 몇몇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로 등록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함을 내려놓고 주식을 처분했더라도 지주회사와 몇몇 관계회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상 사실상 어느 정도 영향력은 행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웅제약은 윤재승 전 회장이 주식 보유와 관계없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재승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이후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관계회사 지분 보유 현황은 대웅제약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회장이나 대웅제약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친인척 등이 대표와 이사로 등록된 기업도 확인됐다.

인성티에스에스(TSS)는 과거 디엔컴퍼니와 블루넷, 아이스콘 등과 함께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로 분류됐으나 현재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묶여있다. 다만, 윤 전 회장의 비서 출신인 정윤미씨와 윤 전 회장의 장남인 윤석민씨가 각각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