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철마면 ‘임기마을’ 구술조사 착수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 ‘임기마을’ 구술조사 착수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9.07.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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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마을 변천사… 역사자료로 활용

부산시는 기장군 철마면 임기마을 토박이의 생애와 마을 형성 및 변천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부산 근현대 구술조사 사업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구술조사 사업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남북분단과 한국전쟁, 민주화의 대장정과 압축적 경제성장 등 격동의 1세기를 체험했지만 문자화된 기록을 남기지 못해 공식 역사에서 소외·배제된 부산 보통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사료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기장의 ‘임기마을’은 본래 숲으로 우거져 방치된 곳이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김해 김씨(金海金氏) 형제가 피란 와서 숲을 농경지로 개간해 비로소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개간한 농경지를 마을 사람들은 ‘숲터’라고 일컬었는데, 이를 한자로 ‘수풀 임(林)’, ‘터 기(基)’자를 써서 ‘임기’라고 했다.

유서 깊은 임기마을의 전통은 해방 이후 임기마을 공동체 중심으로 착수된 환경개선사업 및 소득증대사업, 이른바 농촌새마을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구술조사사업은 이 같은 임기마을의 연혁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의 일상과 생애 그리고 마을의 변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조사기간은 7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150일)간 진행된다.

구술조사사업의 세부 내용은 임기마을 토박이의 ‘구술생애사(Oral life history)’ 조사를 통해 주류 역사에서 소외된 마을주민들의 기억과 경험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하고, 임진왜란 전후 형성된 전통마을이라는 점에 착안, 마을주민과의 면담을 통해 마을의 형성과 변천, 명승고적·민속·유적·전설 등에 관한 조사, 해방 후 임기마을에서 펼쳐진 다양한 농촌운동을 살펴보고 마을개발을 매개로 한 국가와 마을공동체 간의 상호관계 및 주민인식에 대한 조사, 임기마을의 변천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진수집 및 현 임기마을 일대 촬영 등이다.

조사·수집된 임기마을 구술자료는 면담조사자의 편집·윤문 및 해석 과정을 거쳐 ‘부산근현대구술자료집’으로도 출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구술조사 사업을 통해 임기마을 사람들의 기억이 역사적 자료로서의 지위를 부여받게 됨과 동시에 한국현대사의 특수성으로 인해 왜곡되고 망실한 기록이 복원되는 것이어서 종래의 거시사를 재해석하는 데도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