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무순위 아파트 시장…"자격 제한 없고 편해"
후끈 달아오른 무순위 아파트 시장…"자격 제한 없고 편해"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6.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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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이후 대부분 단지서 본 청약보다 경쟁률 높아
아파트투유 접수 시행 후 미분양·미계약분 접근성 향상
올해 2월 이후 사전 무순위 청약 단지 경쟁률 비교.(자료=아파트투유·직방)
올해 2월 이후 사전 무순위 청약 단지 경쟁률 비교.(자료=아파트투유·직방)

올해들어 무순위 아파트 청약 시장에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미분양·미계약 가구 분양도 아파트투유 홈페이지를 통해 하도록 하면서 청약통장이 없거나 이미 주택을 보유한 이들이 잔여세대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대표 안성우)이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부터 지난 13일까지 전국에서 7개 아파트 단지가 무수위 사전접수를 진행했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미분양·미계약 잔여 물량 분양을 아파트투유 홈페이지를 통해 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견본주택에서 선착순 접수로 소화하는 형태였지만, 과도한 줄서기 등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방식을 개선했다.

사전접수를 진행한 7개 단지는 모두 본 청약(1·2순위)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사전 무순위 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단지는 4월에 경기도 구리시에서 분양한 '한양수자인구리역' 아파트로 4015명이 사전접수했고, 미계약·미분양 21가구가 발생해 191.19대 1을 기록했다. 본 청약시에는 94가구 모집에 990명이 청약해 평균 10.53대 1을 보였다. 절대적인 접수자 수만 비교해도 사전접수자 수가 본 청약자 수보다 4배가량 많다.

서울에서 처음 사전 무순위 분양한 동대문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 아파트도 사전 무순위 접수에 1만4376명이 청약을 신청했고, 미계약분 399가구가 발생해 36.0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본 청약에서는 1046가구 모집에 4857명이 접수해 평균 4.64대 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후 무순위 접수를 진행한 단지는 총 13개였으며, 이 중 10개단지의 사후 청약 경쟁률이 본 경쟁률보다 높았다.

지난 3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117가구 공급에 3636명이 청약해 31.0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중 29가구가 미계약 세대로 발생해 추가 접수를 진행한 결과, 6197명이 사후 청약해 213.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포레센트'도 본 청약경쟁률은 16.06대 1이었으나 잔여 20가구 사후 청약에 2001명이 몰리며, 100.05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2월 이후 사후 무순위 청약 단지 경쟁률 비교.(자료=아파트투유·직방)
올해 2월 이후 사후 무순위 청약 단지 경쟁률 비교.(자료=아파트투유·직방)

직방은 아파트투유를 통한 사전·사후 청약 방식이 도입된 이후 무순위 청약제도에 대한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아파트 분양 홈페이지나 견본주택 현장에서 단지별로 진행하던 미계약분 공급 방식이 아파트투유 홈페이지 한 곳으로 모아지면서 청약수요자들의 청약정보 습득도 편해졌다.

특히 청약통장이 없거나 다주택자라도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청약보다 수요층이 대폭 넓어진다는 점도 높은 경쟁률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이호연 직방 빅데이터랩 매니저는 "과거 현장 줄 서기 방식에서 벗어나 미계약분에 대한 청약 접근이 쉬워져 본 청약보다 무순위 청약에 대한 경쟁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무순위 청약이 과열 조짐을 보임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예비당첨자 비율을 투기과열지구 기준으로 기존 80%에서 500%로 늘렸다.

예비당첨자는 본 청약 접수자 중 미당첨자에게 미계약분을 계약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제도로, 무주택 실수요자의 최종 당첨 확률을 높인다는 취지로 비율을 확대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