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트 3국 중 인터뷰… "탄핵만 한 국회로 기록 남을것"
野향해 "지금이라도 돌어와 개혁입법·민생법안 통과 협조해야"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공전 사태와 관련, "전 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 중인데 국내 상황이 답답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의장은 러시아·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공식방문 중이던 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진행된 동행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20대 국회의 최대 임무는 촛불 민심의 제도화이고, 제도화의 핵심이 개혁입법 처리인데 하나도 된 것이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개혁입법 처리를 위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태웠는데 이건 겨우 한 발 내딛은 것뿐이다. 이것으로 발목을 잡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얘기"라며 "20대 국회 전반기가 대통령 탄핵에 성공했다고 기록에 남는다면, 후반기 탄핵만 했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국회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 그러면서 "난파선에서 서로 선장을 하겠다고 싸우는 격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대장 하려는 격"이라며 "힘을 합쳐 '대한민국호(號)'를 건실하게 만든 뒤 대장을 하겠다고 하면 되는데 거꾸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특히 야당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야당이 집권하려면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며 "지금 야당은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망하기만을 바란다. 최소한 외교와 안보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야당이 긴 안목으로 협조하고 '야당답게' 하면 지지율도 올라간다. 지금 야당의 지지율 상승은 결집력만 있고 확장력이 부족하다"며 "지도자가 멀리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거와 대통령 후보 되는 것이 급해 자기만 생각하면 당리당략, 사리사욕 문제가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회로 들어와 개혁입법과 민생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문 의장은 최근 자유한국당 내 일부 의원들의 '막말파문'과 관련, "생각이 깊은 지도자들이 있다면 일부 정치인들의 막말을 막아야한다. 오히려 독려하고 감싸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당이라면 규율과 기강이 있어야 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이러다간 무슨 얘기까지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5·18 망언은 역사가 심판하고 법률적으로도 끝난 것을 폭도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진실과 역사, 정의가 혼란스러워진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여야 대화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권한이 있으면 당장 행사하고 밀어붙일 텐데 국회법 등 이것저것을 뒤져봐도 의장이 할 일이 없다"면서도 여야 5당 대표 모임인 초월회, 여야 중진의원 모임인 이금회,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 등 국회의장으로서 국회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8박10일에 걸친 이번 러시아·발트 3국 공식방문에 대해서는 "성과 이상의 성과를 냈다. 국회의장이 갔지만, 대통령이 간 효과를 봤다고들 한다"며 "오히려 정상이 오면 해당국 국회의장을 못 만나는데 이번에 모든 나라의 의장을 다 만났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발트 3국은 모두 한국과의 적극적인 협력관계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발트 3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보고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