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노하우·기술력 입증할 기회”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노하우·기술력 입증할 기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6.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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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LG화학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제기…기술력 차이가 관건
“LG화학이 시작한 소송전은 경쟁사 추격 따돌리기 전략” 시각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회사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입증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국내서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 한국 본사와 미국 법인 등이 관세법을 위반했다며 리튬이온배터리 등 일부 부품의 미국 내 수입금지 명령 요청서를 제출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인 SK배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는 영업비밀 금지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은 ITC의 조사 개시 결정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ITC는 지난달 30일 사건이 판사에게 배정되면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의 조사 개시 결정이 알려진 직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ITC가 조사 개시를 결정해 관련 절차가 시작되면서 이번 소송이 전혀 근거 없음을 적극 소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생태계 전체의 발전을 위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안타깝지만 절차가 시작된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노하우와 기술력을 입증하는 기회로 적극 삼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전에 대해 LG화학이 경쟁사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경우 소송비용은 추가될 수 있지만 경쟁사 추격 속도를 늦춰 배터리 수주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게 돼 제품가격 하락 속도를 늦출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ITC 소송 결과에 따라 생산 제한과 배상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해 미국과 유럽 배터리 공장 증설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3.0% 성장했지만, 시장 평균(117.9%) 보다 낮은 4위를 기록하며 한 계단 하락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면서 9위를 기록해 다섯 계단이나 올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ITC는 통상 조사 개시 이후 45일 이내에 조사 완료 목표일을 결정한다. 또 내년 6∼7월 예비판결이 내려지고 같은 해 11∼12월쯤 최종판결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최장 3년까지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