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갈등 새국면…피아트크라이슬러 합병 이슈 부각
르노삼성 노사갈등 새국면…피아트크라이슬러 합병 이슈 부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5.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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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시 세계 3위 車 업체 탄생…국내 위탁 생산 축소 우려도
노사 협상 일정 아직 미정…“강성노조, 본사에 부정적 신호 줬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자동차)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가 이탈리아·미국계 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로부터 합병 제안을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르노삼성 측은 아직 결정 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합병이 성사되면 노사갈등이 지속되는 르노삼성에 생산 물량 변화가 일어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2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CA는 전날 르노 측에 합병을 제안했다. 이에 르노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하며 “FCA가 제안한 사업 제휴의 기회를 관심 갖고 연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의 합병이 이뤄지면 연산 약 900만대로, 세계 3위 자동차 업체가 탄생한다.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FCA-르노의 합병이 르노삼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합병 추진만 이뤄진 단계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다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르노삼성 측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일단 제안을 받은 것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강성노동조합의 영향으로 위탁 생산 수주 물량을 가져오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해부터 부분파업 등을 이어오면서 르노그룹 측에 부정적인 신호를 줬다”면서 “(노조의) 이 같은 신호가 계속된다면 위탁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한 설득이 힘들어지고 심하면 공장 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60차례 이상 부분파업을 벌여오며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관련 갈등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후 지난 15일 열린 제29차 본교섭에서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16일 새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노사 갈등을 매듭지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난 21일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부결이 나와 또 다시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조는 지난 27일 부산공장에서 대의원 34명이 참가하는 지명파업을 하루 동안 진행했으며 노조 집행부가 상주하는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사 간 앞으로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의 파업과 사측에 대한 반발이 이어져 오는 사이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물량은 연간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었다.

사측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생산량 조절을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지난 24일과 오는 31일에 걸쳐 공장 가동중단을 실시했거나 할 방침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급변하며 모든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시점에서 하루빨리 부산공장 정상화를 통한 미래 경쟁력과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며 “르노삼성 노조는 조합원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