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주년 국회개원기념식 개최… 한국당 황교안·나경원 불참
文의장 "장기간 혼란… 내일이라도 열릴 것처럼 준비해달라"
'패스트트랙' 정국 전후로 국회 파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71주년 국회개원기념식이 27일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불참해 국회 파행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최고위원회 회의 등 다른 일정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패스트트랙 지저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0대 국회에서 개원기념식에 제1야당 대표가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개원기념식은 해방 이후인 1948년 5월 10일 단독 총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선출, 초대 국회를 구성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 지난해 70주는 행사에는 여야 5당 대표들이 모여 개헌의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국회개원기념식에서 "국회가 장기간 정쟁과 혼란에 휘말려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 의장은 그러면서 "국회 가족 여러분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당장 내일이라도 국회가 열릴 것처럼 준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제20대 국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한국사회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이뤄낼 천재일우의 기회"라면서 "눈앞의 이익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멀리 보는 정치를 기대한다. 제20대 국회의 사명을 깨닫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저 역시 하루하루 '일모도원‘(日暮途遠·할 일은 많으나 시간이 없음)의 절박함이 커지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장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책무이기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의 이 같은 호소에도 국회 장기 파행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날 국회 행사 불참에서 보듯 여전히 여야 4당과 한국당 간의 불신이 깊은 상황이다.
한편, 문 의장은 8박10일 일정의 러시아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공식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27일부터 29일까지 모스크바에서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옌코 상원 의장을 각각 만나 한러 의회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과 중국을 찾은 바 있는 문 의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대화 모멘텀 유지 등에 있어 러시아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