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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처분 앞두고 극단적 선택…대법 "업무상 재해 인정"
징계처분 앞두고 극단적 선택…대법 "업무상 재해 인정"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5.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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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의 문책 요구에 따라 징계처분을 앞둔 공사 직원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사망한 서울메트로 직원 김모씨의 부인 장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부지급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감사원이 자신 등을 조사하고 문책을 요구하자 억울하게 징계를 받고 그 결과 승진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크며, 회사로부터 구상권 청구까지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와 사망 사이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씨에게 노출된 업무상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망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를 부정한 원심 판결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서울메트로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표창을 수여받는 등 재직기간 동안 징계를 받지 않고 동료들과도 원만하게 지냈다.

하지만 감사원이 2011년 11월 담당직원들의 실수로 17억여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지 못한 손실을 입은 사실을 발견해 김씨 등 직원 4명에 대해 정직 처분을 하라는 취지의 문책요구서를 보냈다.
 
감사원의 문책 요구를 알게 된 김씨는 '승진누락'과 '회사의 구상권 청구' 등을 걱정하며 심한 우울증에 빠져 지내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부인 장씨는 남편이 징계처분을 앞두고 극도의 불안·우울 증세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김씨에게 노출된 업무상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씨가 받은 업무상 스트레스의 원인과 정도, 우울증 발생 경위, 자살 무렵 정신적 상황 등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았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gooeun_p@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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