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간 소송금액 3조…전년比 43.7% 증가
지난해 증권사 간 소송금액 3조…전년比 43.7% 증가
  • 전민영 기자
  • 승인 2019.05.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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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TV)
(사진=연합뉴스TV)

지난해 소송에 연루된 증권사와 소송건수가 모두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현재 증권사 56곳 중 소송이 진행되는 증권사는 총 33곳이라고 2일 밝혔다. 

소송 건수는 총 334건, 소송금액은 3조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1곳당 평균 10.1건, 921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되는 셈이다. 

증권사가 연루된 소송 건수는 전년도보다 5건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소송금액은 9238억원(43.7%) 증가했다. 증권사가 원고로서 제기한 소송은 109건, 589억원이다. 피고로서 법정에 서는 소송은 225건, 2조5295억원이다.

가장 많은 소송에 얽힌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39건이었다. 유안타증권(33건)과 미래에셋대우(32건), 메리츠종금증권(28건), NH투자증권(27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소송금액으로 보면 유안타증권(1조7267억원)이 압도적인 1위다. 유안타증권은 2013년 동양증권 시절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때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제기한 소송의 영향이 컸다. 

NH투자증권(277억원), 미래에셋대우(1952억원), 한화투자증권(1340억원), 한국투자증권(1251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1125억원), 현대차증권(138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17년 말에는 연루된 소송이 전혀 없다가 지난해 6건의 소송을 당했다. 소송금액은 1000억원이 넘었다. 2017년 말 167억원에 그친 현대차증권의 소송금액도 지난해 말에는 103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들 증권사는 모두 지난해 중국 에너지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과의 자산유동화기업 어음(ABCP) 부도 사태로 인한 국내 증권사 간 소송이 영향이 컸다.
해당 ABCP은 지난해 5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특수목적회사(SPC)인 금정제12차를 통해 발행됐다. 현대차증권(5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 금융회사 9곳이 이를 매입했다.

ABCP 부도 사태 이후 ABCP를 가장 많이 매입한 현대차증권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ABCP를 되사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로인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은 1년 새 소송금액이 크게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소송 건수가 2107년 말 7건에서 지난해 말 14건으로, 소송금액은 125억원 수준에서 1340억원으로 급증했다. 

my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