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소득증진에 지역농산물 홍보효과 얻고
기업 이미지 개선·제품경쟁력 강화…‘윈윈’
유통·식음료업계가 농업을 매개로 한 ‘상생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상생 마케팅으로 농가는 새로운 판로 개척과 함께 소득까지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물론 기업도 이미지 개선과 제품 경쟁력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유통·식음료업체들이 청년농부와 협업을 하거나 지역특산물과 연계한 마케팅 등을 잇달아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6일 경기점을 시작으로 명동본점과 강남점에서 ‘신세계 파머스마켓’ 행사를 개최한다. 신세계 파머스마켓은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이는 대표적인 농가 상생 프로젝트로 지난 2016년에 첫 선을 보였다.
5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파머스마켓의 콘셉트는 ‘청년농부’다. 20~30대로 구성된 청년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사과칩·무농약 블루베리·고구마말랭이와 같은 우수 농산물을 재밌는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설명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서 고객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설명이다. 더욱이 농업 현장에 뛰어든지 얼마 안 된 청년농부들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파머스마켓에 참여한 강원도 원주 ‘더 착한농장’의 대표 조정치 농부는 “그간 지역마켓과 온라인을 통해서만 알릴 수 있었던 농산물을 이번 기회로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문경 오미자 피지오’, ‘이천 햅쌀 라떼’ 등 지역 특산물을 매개로 한 이색음료를 선보이며 농가와의 상생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중 올 초 선을 보인 이천 햅쌀 라떼는 갓 수확한 이천햅쌀로 지은 밥을 원료로 고소한 맛과 든든함을 앞세워 출시 두 달 만에 판매 100만잔을 돌파한 베스트셀러다. 2016년 한정 출시된 문경 오미자 피지오는 당시 농가로부터 37톤(t)의 오미자를 수매했는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이듬해에는 두 배 가량인 61t을 수매하는 등 농가소득 개선에 큰 도움을 줬다. 2년간 누적 판매량만 180만잔이 넘는다.
또한 지난 22일에는 평택시와 미듬영농조합법인 등과 상생협약을 맺고 평택지역 농산물 생산과 가공품 개발·판매에 협력해 지역농가 수익 창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편의점 체인 GS리테일은 25일 경남 산청군과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농산물의 판매 채널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S리테일은 협약체결로 산청군의 우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산엔청’의 신선농산물을 직거래 방식으로 취급하고, 공급 품목 수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는 한편 매입액도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8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 농가들을 위한 마케팅 지원과 행사 추진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 외에 대형 주류업체 하이트진로음료는 인기상품 ‘블랙보리’의 주원료인 검정보리 산지인 전남 해남군, 전북 고창군과 잇달아 업무협약을 체결해 검정보리 상품 개발과 함께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고객 마케팅을 추진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대표 제품인 햇반 등 쌀가공품 생산에 필요한 국산 쌀 6만여t 이상을 농가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년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유통·식음료업계가 전개하는 농업과의 상생마케팅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많은 소비자들이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는 업체를 ‘착한 기업’, ‘개념 있는 기업’이라 부르며 호감을 보이고 있다”며 "국산 원료 사용이 이윤 측면에서 당장은 불리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착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고, 차별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기업들이 농가·농산물과의 상생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