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밀키트’ 시장서 브랜드 ‘쿡킷’으로 승부수
CJ제일제당, ‘밀키트’ 시장서 브랜드 ‘쿡킷’으로 승부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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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년 안에 7000억원 규모 성장 전망
200여종 메뉴 개발 통해 소비자 취향 공략
온라인플랫폼·새벽배송 등 인프라 앞세워
3년 내 매출 1000억원 HMR 브랜드로 육성
(제공=CJ제일제당)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신규 먹거리 사업으로 ‘밀키트(Meal Kit)’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용 브랜드인 ‘쿡킷(COOKIT)’을 출시했다.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쿡킷으로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창출해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첫 밀키트 온라인 플랫폼과 밀키트 센터, 새벽배송 서비스 등 인프라를 앞세워 ‘쿡킷’을 3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독보적인 HMR 브랜드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23일 서울 본사에서 ‘연구개발(R&D) 토크(Talk)’ 행사를 개최하고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선보였다. 쿡킷은 ‘집밥을 특별하게 만드는 전문 셰프의 요리키트’라는 콘셉트로 신선도 높은 식재료와 전문 레스토랑 수준의 레시피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CJ제일제당의 야심작이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선 개념일 수 있는 밀키트는 ‘Meal(식사)’과 ‘Kit(키트, 세트)’ 라는 단어가 결합된 표현으로 쿠킹박스 또는 요리 레시피 박스로 부른다. 즉,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등이 제공돼 간편하면서도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식사키트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미 미국·일본 등 식품 선진국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은 일찍부터 발달해 왔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밀키트 시장규모는 3조5340억원, 일본은 8859억원에 육박한다. 아직 초창기인 우리의 경우 지난해 180억원 규모로 추정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1~2인가구 증가에 따른 HMR 소비확대와 온라인 식품시장의 성장 등에 힘입어 국내 밀키트 시장은 5년 내에 7000억원 규모의 성장세가 점쳐진다”며 “높은 시장가능성과 함께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의 식품 R&D 역량과 그간 쌓아온 가정간편식 생산 노하우, 계열사 시너지 등을 모두 결집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23일 밀키트 전용 브랜드인 '쿡킷'을 공식 출시했다. 사진은 밀키트 제품으로 조리한 스키야키. (사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이 23일 밀키트 전용 브랜드인 '쿡킷'을 공식 출시했다. 사진은 밀키트 제품으로 조리한 스키야키. (사진=박성은 기자)
쿡킷 메뉴 중 하나인 찹스테이크 제품의 전시 공간. (사진=박성은 기자)
쿡킷 메뉴 중 하나인 찹스테이크 제품의 전시 공간. (사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 연구원들이 쿡킷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 연구원들이 쿡킷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이 내세우는 쿡킷의 차별화 전략은 ‘신선한 식재료’와 ‘온라인’, ‘새벽배송’이다. 식재료 공급은 CJ프레시웨이가 맡는다. 원재료인 농수축산물의 신선도 확보 차원에서 품목별로 특화된 온도 관리와 숨 쉬는 야채포장을 적용해 신선도 유지기한을 경쟁사 대비 두 배 긴 6일로 늘렸다. 장시간 보관을 위해 올해 내에 유지기한을 8일까지 연장하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계획이다.

쿡킷은 온라인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온라인 식품 쇼핑몰인 ‘CJ온마트’에 밀키트 전용관을 구축하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에서의 밀키트 전용 플랫폼 개설은 CJ제일제당이 업계 최초다. 오는 7월에는 눈으로 맛을 체험하고 쇼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내놓을 예정이다.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한 배송 서비스도 눈에 띈다. CJ대한통운의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별로 고객이 원하는 배송날짜를 선택할 수 있는 ‘지정일 배송’과 전날이나 혹은 늦어도 당일 아침 7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집 앞에서 쿡킷 밀키트를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 등이 있다.
  
김 상무는 “현재 수도권 지역의 80%까지 온라인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연내에 수도권 전 지역에서 쿡킷 밀키트를 간편하게 주문하도록 물류 시스템을 확장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 시점에서 쿡킷 밀키트의 전국 단위 배송 계획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 사정과 맞물려있는 만큼 정확하게 못 박을 순 없다”면서도 “충청도 등 이외 지역까지 주문배송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김경연 온라인사업담당 상무(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이 23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R&D Talk' 행사를 개최하고 밀키트 전용 브랜드인 쿡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김경연 온라인사업담당 상무(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이 23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R&D Talk' 행사를 개최하고 밀키트 전용 브랜드인 쿡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쿡킷 상품을 주문하면 냉장, 냉동보관용 재료로 구분 포장돼 집 앞까지 배송된다. (사진=박성은 기자)
쿡킷 상품을 주문하면 냉장, 냉동보관용 재료로 구분 포장돼 집 앞까지 배송된다. (사진=박성은 기자)
쿡킷 메뉴 중 하나인 오야꼬동의 조리 내용물. (사진=박성은 기자)
쿡킷 메뉴 중 하나인 오야꼬동의 조리 내용물. (사진=박성은 기자)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려 기획된 쿡킷의 메뉴는 현재까지 60여종이 개발됐다. 이날 선보인 갈치조림·눈꽃치즈닭갈비와 같은 한식은 물론 일본식덮밥인 오야꼬동·태국식 쿵팟퐁커리· 감바스알아히요를 비롯한 다양한 세계음식으로 구성됐다.

15개의 상시메뉴로 4주 동안 운영하되 매주 3회에 걸쳐 신메뉴가 함께 제공되는데 판매 추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변화를 줄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메뉴에 대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2년 내에 200여종의 밀키트 제품을 확보할 방침이다. 가격대는 2~3인 기준 평균 2만원대로 책정됐다.

김 상무는 “올해 11월까지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밀키트 센터를 건설하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며 “‘특별식 같은 일상식, 일상식 같은 특별식’이라는 콘셉트로 쿡킷 밀키트가 국내 HMR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