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말까지 美 '용단' 기다릴것"
김정은 "연말까지 美 '용단' 기다릴것"
  • 고재태 기자
  • 승인 2019.04.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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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중재자 아닌 당사자 돼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둘째 날 첫 회의 시정연서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시한'을 두고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통신에 따르면 김 위장은 이날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는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고자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제재해제 때문에 북미회담에는 집작하지 않겠다며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한 일괄타결식 빅딜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또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과 관련해 "미국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을 들고 회담장을 찾았다"며 "문제를 풀어갈 준비가 안되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비판하며,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진정성에 경계심을 갖게 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 요구만 들먹이는 미국식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위원장은 연말까지의 시한을 정하고, 미국 태도변화 압박을 통해 새로운 조건하에 3차 정상회담을 다시 할 것을 요구하는 메세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말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인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남측에 대해서도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문 정부의 중재자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문 정부의 중재자역할론에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또 "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의향이라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주장을 북측에 설득할 것이 아니라 북측의 입장을 같은 편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달라는 요구로 볼 수 있어, 방미를 마치고 돌아온 문 정부가 향후 북미 사이에서 통일외교의 '중재자역할'에 있어서 지금보다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jtg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