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랑기 고장으로 '난방비 0원'…지난 겨울 2만7천가구
계랑기 고장으로 '난방비 0원'…지난 겨울 2만7천가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4.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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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구는 고의훼손…전기장판 등 사용 11만6000가구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전혀 내지 않은 가구가 전국에 전국 2만7000여곳으로 조사됐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공동주택 세대 전용 난방비 0원 현황'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국토부의 요청으로 지자체를 통해 이뤄졌다.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은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 승강기가 설치됐거나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인 주택 등이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222만556가구 중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계량기가 고장 나 난방비가 0원으로 계산된 가구는 총 2만7865가구이다.

또 난방비를 아끼려 전기장판 등으로 대체한 덕분에 실제로 난방비가 제로인 집도 11만6000가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민이 고의로 계량기 등 장비를 훼손해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도 14가구 있었다. 난방비가 0원으로 부과된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가구는 7270가구였다.

특히 기타 가구에는 주민이 조사에 응대하지 않았거나 다른 기계가 고장 난 경우 등도 포함돼, 이번 통계보다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가 더 많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없는 가구를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가 1만9103가구(68.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4231가구, 인천 1287가구, 경남 136가구, 부산 526가구 등 순이다.

이 가운데는 작년 12월 900여가구의 난방비가 0원으로 부과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은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가 포함됐다.

이 아파트는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2256가구 중 1384가구(61.3%)가 난방비를 내지 않다. 양천구는 조만간 이 아파트의 관리비 재정산을 권고할 예정이다.

난방비를 내지 않으려고 기계를 고의로 훼손한 14구 중 8가구는 세종시에 몰려 있었다. 세종에서도 범지기마을의 한 단지에서 6가구가 계량기 고의 파손으로 난방비가 0원이 부과됐다.

계량기가 고장 나 난방비가 0원이 나온 가구는 총 2만7865가구로 이 가운데 2만5593가구는 수리를 마쳤고 2272가구는 조치 중이다.

실태조사에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전체 가구는 19만4222가구로, 이중 아파트 난방을 쓰지 않고 전기장판 등을 쓰면서 겨울을 난 가구는 11만6275가구였다.

안호영 의원은 "전국의 난방비 관리 실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입주민들이 공평하게 관리비를 내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