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문화도시사업단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서산 원도심 번화1로 복합문화공간 ‘문화잇슈’에서 2019년 첫 기획전 ‘95살 유도환 첫 자수전’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89세가 된 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와병했다가 1년 만에 오른쪽 마비상태에서 시작한 유도환 할머니의 자수(刺繡)에는 39살 이후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무거운 생계를 홀로 짊어지고 자식 셋을 반듯하게 키워낸 엄마, 수많은 우리들의 엄마가 투영돼 있다.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유도환 할머니의 자수의 소재는 민들레, 토끼풀, 봉숭아, 맨드라미 등 우리 주변의 흔한 들꽃들이지만 사계절 풍상을 겪어낸 역동적인 생명의 모습과 소박하지만 당당한 자태가 드러나 작가로서의 성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뇌졸중과 맞서 싸우는 원동력으로 자수를 시작한 지 햇수로 6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유도환 할머니의 자수 작품들을 모은 이번 전시회에는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을 다 이뤄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평안과 안식의 기쁨과 더불어 우리와 우리이웃의 힘겨웠지만 따뜻했던 가족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유도환 할머니를 모시고 갖는 전시회 오픈행사는 오는 29일 오후 2시 문화잇슈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잇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시 문화도시사업단이 서산 원도심에 조성해 청년·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갤러리, 공연장, 북카페, 아트샵, 동아리 활동공간 등 다양하게 활용돼 이를 통해 과거 서산의 화려했던 원도심을 회복시킬 특색 있는 문화플랫폼으로 기능하고자 운영되고 있다.
[신아일보] 서산/이영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