텝스 응시자 8년새 ¼ 토막…지난해 첫 '적자'
텝스 응시자 8년새 ¼ 토막…지난해 첫 '적자'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3.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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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인원 2010년 50만→2018년 13만명 '급감'
텝스관리爲 "입시제도 변화·학령인구 감소 탓"

국가공인 영어능력검정시험 텝스(TEPS)가 시행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7일 텝스를 주관하는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텝스 시험은 회계상 적자를 기록했다. 시행된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텝스관리위원회 측은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적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시험 응시인원만 봐도 가장 많이 몰렸던 때보다 4분의 1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텝스 시험의 적자는 응시인원이 201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뉴 텝스(New TEPS)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진단됐다.

실제로 텝스 시험 응시자 규모는 2010년 총 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에는 2010년의 절반 수준인 24만명까지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2만~13만명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텝스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와 중·고교 생활기록부상 공인영어성적기록 금지 등 입시제도 변화, 블라인드 채용 등 복합적 요인이 응시자 감소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무원 시험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토익 쏠림 현상'도 응시자 감소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런 시험에서 텝스-토익 시험 간 환산점수가 토익에 유리하게 설정돼있다.

2000년대 초 설정된 토익-텝스 환산점수가 10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이 점수 취득에 용이한 토익 시험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텝스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두 시험의 난이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환산점수를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 학생들을 새로운 수요층으로 공략하고, 텝스 시험이 국내 초·중·고 학생들의 영어 능력 평가 도구로 활용될 수 있게끔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