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쫑 주석과 회담 "베트남은 좋은 본보기"
'베트남식 경제발전 모델' 김정은에게 설파할 듯
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트남 지도자들의 회담이 국제미디어센터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방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27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가운데, 김 위원장과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라 중재 역할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쫑 국가주석과의 확대 양자회담 자리에서 "베트남은 번영하고 있다"며 "우리 두 사람 모두 베트남에서 이렇게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을 갖는데 대해 매우 좋게 생각한다. 베트남은 좋은 생각을 하면 (북한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본보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현실화할 수 있는 북미 관계의 '본보기'로 규정한 셈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과의 핵 담판 직전 정상회담 개최국인 베트남 지도자를 예방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펼쳐질 잠재적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띄운 트위터 글에서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게 번영하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한다면 매우 빨리 똑같이 될 것"이라며 "잠재력이 굉장하다. 내 친구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역사상 거의 어떤 곳에도 비견할 수 없는 훌륭한 기회"라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한다면 매우 빠른 속도로 베트남과 같은 번영을 누리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베트남의 길'을 걸으라는 의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결국 김 위원장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는 결단을 하도록 압박하는 의미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6시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김 위원장도 베트남에 머무는 동안 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쫑 주석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베트남식 경제발전 모델을 김 위원장에게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방북한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도 북한 주요인사들과의 면담에서 "북한과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며 도이머이 노하우를 전수할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12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응우옌 떤 중 전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베트남이 사회·경제 건설과 개발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공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 잇단 회담을 하는 쫑 주석의 중재역할과 함께 도이머이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배우려는 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응우옌 쑤안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독점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단순한 행사 주최국 이상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우리 역사는 평화와 화해, 시장 자유화의 모범이라는 점을 양국 정상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베트남의 역사는 이번 정상회담을 주최하는데 중요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베트남의 달라진 대미관계'에서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NN은 베트남은 미국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는 대가로 북한에 핵 무기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