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유럽 3개국에 대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김연)가 성과보고를 자청하고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복위 김연 위원장은 2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브리핑을 통해 지난 13일부터 23일까지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 등 유럽 3개국에 대한 공무 국외연수 시행결과에 대한 53쪽짜리 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연수 개요, 연수 총평, 기관 방문 주요 내용, 앞으로 추진계획, 연수 일자 별 활동 내역 등 5개 장(chapter)으로 구분해 연수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특히, 일자별 연수결과는 1일차(베네토 관광국)에서 마지막 날인 10일차(베니스 카니발 현장)에 이르기까지 주요 일정과 우수 정책 사례, 도정 활용방안, 시사점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연수단은 베니스 수상버스 체험을 통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사하고 라키비움(Larchiveum·뮤지엄, 라이브러리(도서관), 아카이브를 합친 것)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인 살라로브사 도서관을 방문해 내포신도시 내 충남도서관과 접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위탁 방식으로도 지원금 없이 자생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이탈리아의 사회적 보육협동조합 '볼로냐 카디아이'의 사례를 통해 충남 돌봄 사업에 사회적 협동조합·기업이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관광청에 교류협력 의향서를 전달하는 등 관광 교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방문했던 유럽 지역들은 성수기인 가을 외에도 사계절 내내 지역 특성을 살린 축제를 열어 다른 관광지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었다"며 "충남에도 관광객이 사계절 방문할 수 있도록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하면 유럽 사람들은 빨간 지붕의 건축물을 떠올릴 정도로 이미지화가 잘 돼 있다"며 "우리도 '공주, 부여'하면 백제 왕도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유네스코 등재지 일원에 대해 주택개량·정비사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수 성과로는 △의원 국외연수에 대한 새로운 방향제시 △연수 활동에 대한 SNS 등 공개 △유럽 주요 관광지와의 교류기반 마련 △연수 활동 결과물에 대한 정책화 추진 △추진을 위한 새로운 연수추진 방식 도입 △연수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및 의견 수렴 △효율적인 국외연수 추진을 위한 새로운 연수추진 방식 도입 등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지방의회 연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모범적인 연수를 만들겠다는 사명감 아래 문복위 소속 의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이번 연수의 목적인 △안면도 관광지 개발 △도립미술관과 박물관 건립 △백제문화 유적지 관광 활성화 방안 △중부물류센터 활용방안 △백제문화제를 비롯한 충남의 대표 축제 발전 방안 등 현안 사항들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의견을 제시와 너무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9박 11일 간 유럽 3개국 11개 기관 및 8개 정책현장을 방문하는 등 강행군한 것을 두고, 성과는 다소 미흡해도 성실했던 해외연수로 평가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김 위원장은 "산적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뜻깊은 연수였다고 자평한다"며 "다음 달 4일 집행부 실·국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연수결과가 도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