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갑질·안전논란 진화 노력에도 ‘진땀’
대한항공-아시아나, 갑질·안전논란 진화 노력에도 ‘진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2.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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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화경영 외치고 운항·정비 부문 안전 결의 이미지 쇄신
일각 “항공사 노력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대한항공 항공기(사진 위)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 항공기(사진 위)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오너 일가의 갑질과 안전사고 등의 논란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가족친화경영과 안전결의 대회를 열고 재발 우려를 씻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각 항공사의가 이미지 개선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의 갑질 논란과 안전사고는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 잡았다.

대한항공은 일명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으로 사회적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대한항공은 또 오너가의 부하 직원을 향한 ‘갑질 폭행’부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폭언과 폭행으로 남편과 이혼소송을 겪으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논란으로부터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가족친화경영을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지난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임직원 자녀 722명에게 축하카드와 함께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특히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임직원 자녀들에게 직접 카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임직원 자녀 대상 입학 선물 증정 행사와 관련해 “이번에 처음 실시하게 됐다”며 “앞으로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2005년부터 비행기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주니어 공학 교실’과 지난해부터 ‘글로벌 매너 스쿨’, 지난 2012년부터 ‘입시 설명회’ 등 임직원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부터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연간 4일 연차 휴가 보장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객실승무원들이 그동안 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연차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건 맞다”며 “이번 연차 사용 장려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친화경영과 관련해선 “(임직원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은 다른 기업들도 많이 하고 있고 특별한 계기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갑질 경영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최근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한다. 또 이러한 노력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잇단 갑질 논란에 대해 이미지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는 얘기는 어렵지 않게 들려왔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안전과 관련해 뒤늦은 대외 홍보에 나섰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 일주일 사이 기체 9편이 고장을 일으키고 국토교통부가 특별점검단을 꾸려 투입하는 등 안전점검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1일 노사합동 ‘안전운항 비전 선포식’을 실시했다. 특히 이날 선포식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비행안전 저해요소 사전제거를 위한 비행안전실 신설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밝혔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정비본부가 규정과 절차 준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안전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로 ‘안전결의 대회’를 열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안전 관련 행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행사를 한 경우는 많지 않다”며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정비나 운항에서 각각 안전 관련 행사를 연 건 수년 이내에 없었고 이번이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