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 자진 철회 배경은
KB노조,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 자진 철회 배경은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2.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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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상충’ 문제 불거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권 최초로 사외이사 도입이 기대됐던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후보 노조 추천안이 돌연 좌초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은 우리사주조합과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21일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수일 안에 자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백 사외이사 후보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에서 KB금융 계열사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소송을 수행한 사실이 있어 이해 상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KB노협 등에 따르면 법무법인 지향의 대표변호사는 KB손해보험에서 월평균 200만원 미만, 건수는 월평균 2건 미만으로 구상권 관련 소액 사건을 수임했다.
 
이는 KB손해보험의 연간 법률자문·소송대리 규모와 비교하면 금액으로 0.1%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사안이 후보자 결격 시비와 노동계 기업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폄훼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KB노협 등은 판단했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철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홍배 KB노협 의장 겸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투쟁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노조의 지배구조개선 활동은 법적 요건이나 규정, 지침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주주총회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백 변호사 사외이사 후보 추천안이 철회되면서 노조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 추천도 고려할 수 없게 됐다.

통상 주주총회 안건은 6주 전에 제출, 4주 전에 확정돼야 한다. KB금융의 정기 주주총회는 다음달 27일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가 낙마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가 주총 표결 과정에서 부결된 바 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