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췌장 절단했는데 가해자는 해외여행"
"학교폭력으로 췌장 절단했는데 가해자는 해외여행"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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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아들은 학교폭력으로 장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는데, 가해 학생은 해외여행을 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우리 아들**이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등록된 글이 19일 SNS 등을 타고 급속도로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등록된 해당 글의 글쓴이는 학교폭력으로 투병생활 중인 A군의 어머니로 알려졌다.

청원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A군은 또래 1명에게 맞아 장이 파열되는 등 심각한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가해 학생은 고위 경찰관을 친척으로 둔 덕에 형 집행을 유예 받은 뒤 아무렇지 않게 해외여행까지 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해 고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또래 1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장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면서 "아들을 간호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1년이라는 시간을 지옥에서 살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아들은 부품 꿈을 안고 고교에 입학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악기를 들 수도 없는 상황이 됐고 공황장애까지 생겨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발작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들은 키 167㎝에 몸무게 50㎏도 안 되는 작은 아이였다. 가해 학생은 수년간 이종격투기를 배워 몸이 탄탄하다"면서 "가해 학생은 '여자친구를 모욕했다'는 거짓말을 듣고 아들을 찾아와 무차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행당한 아들은 가해 학생에 의해 노래방 등으로 끌려다니다 다음날에야 병원에 이송됐다"며 "아들은 생사기로에서 사망 각서를 쓰고 수술,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고위직 소방 공무원이고 큰아버지가 경찰의 높은 분이어서인지 성의 없는 수사가 반복됐다"며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고작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가해 학생은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사진을 올리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는 등 너무나도 편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면서 “"법도 모르고 돈도 없는 저희는 이 억울함을 누구한테 토로해야 할까요.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인가요"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하루만인 19일 오후 4시20분 기준 5만5000여명의 동원을 얻었다. 청와대는 다음 달 20일까지 이 글에 20만명 이상 동의하면 답변을 내놔야 한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