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발목 잡힌 항공업계…최대 매출에도 ‘머쓱’
유가 상승에 발목 잡힌 항공업계…최대 매출에도 ‘머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2.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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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마다 성적 갈아치웠지만…영업이익은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
올해 유가 안정으로 인한 실적 개선과 함께 LCC 경쟁심화 우려 혼재
보잉사 'B737 MAX8'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보잉사 'B737 MAX8'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항공업계가 일제히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대부분 감소했다. 업계는 ‘사상 최대’란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발목이 붙잡힌 형국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매출 12조65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2% 상승해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전년 대비 10% 증가한 6조850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자랑했다.

하지만 두 항공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년 대비 27.6%가 줄어든 69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784억원을 나타내 전년 대비 35.3%나 줄었다.

수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저비용항공사(LCC)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 1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업계는 일제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상승세가 꺾였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1조2594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진에어도 지난해 최초로 매출액 1조107억원으로 집계돼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도 지난해 각각 7319억원, 65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자랑했다.

다만, LCC도 영업이익의 경우 제주항공 1012억원, 진에어 616억원, 티웨이항공 455억원, 에어부산 203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경우 각각 전년 대비 36.5%, 41.2% 줄어든 수치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0.1%, 3% 하락하는데 그쳤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하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증가가 떠오른다.

항공사 유류비는 운영비용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각각 6779억원, 432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5월 70달러로 상승한 뒤 10월 들어서는 84달러까지 기록했다. 현재는 60달러 선을 회복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당장 1분기 안에 계절적 성수기와 국제유가 안정화에 따른 실적 개선을 내다보고 있지만, LCC 업계에선 다음달 신규 LCC 출범이 예고돼 있는 만큼 경쟁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CC 항공사 경우, 앞으로 공격적인 기재 확대와 신규 LCC 진입 가능성으로 공급과잉마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