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보유현금만 100조원…‘초격차’ 투자 예고
삼성電, 보유현금만 100조원…‘초격차’ 투자 예고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2.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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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 덕 첫 돌파…설비·R&D·M&A 경우의 수 놓고 ‘여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현금 보유액 100조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반도체의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설비·연구개발(R&D) 투자나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을 확대할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연결 기준)은 총 104조2100억원이다. 지난해 말 83조6000억원 대비 24.7%나 늘었다. 현금 보유액은 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모두 합친 것을 말한다. 

또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74조9000억원의 약 38%에 달한다. 2위 상장사인 SK하이닉스 시총(53조7000억원)의 2배며, 국내 2위 기업인 현대자동차 시총(25조8000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로 44조3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총 자산은 20조원 이상 늘어난 339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만에 12.5%나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 만해도 89조5500억원이다. 

이에 따라 배당금 지급액도 전년보다 49.9%나 급증한 10조1900억원에 달하면서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2017년 8조3500억원에 달했던 자사주 취득액은 88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전년 43조4000억원 보다 대폭 줄어든 29조4000억원 수준에 머물면서 지출이 줄어든 것도 현금 보유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연구개발 투자 등 다양한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금 보유액이 많을수록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을 경우 자본 잠식 등 위기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넉넉한 실탄을 바탕으로 업황이 불황일 때 과감한 설비·기술 투자를 하면서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관련업계는 현재 삼성전자가 NXP, 자일링스, 인피니언 등 해외 유력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young2@shinailbo.co.kr